국내 1호 영암군민속씨름단, 지역 대표 콘텐츠 자리매김

입력 2024-04-16 15: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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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군민속씨름단 소속 최정만 장사가 지난 3월 23일 2024 민속씨름 평창 오대산천장사씨름대회에서 금강장사에 등극했다. 사진제공=영암군

전용 훈련장·국립 민속씨름원 건립 등 K-씨름 거점 도약 정책 추진
전남 영암군민속씨름단 선수들이 씨름 제2의 전성기를 선봉에서 이끌고 있다.

16일 영암군에 따르면 이들은 빼어난 실력과 재기발랄한 입담 등 훈훈한 매력으로 여느 인기 스포츠 선수 못지않은 팬덤을 거느리고 있으며 영암군을 알리는 홍보대사 노릇도 톡톡히 하고 있다.

영암군민속씨름단의 역사는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세계 조선업계에 닥친 불황으로 조선업의 전초기지였던 전남 서부권 4000여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었으며 이로 인해 국내 마지막 프로씨름단인 현대삼호중공업의 현대코끼리씨름단도 해체됐다.

어렵던 시절 씨름단 선수들의 손을 잡아준 것은 영암군민이었다. 영암군은 지난 2017년 1월 13일 ‘대한민국 제1호 민속씨름단’의 이름으로 영암군민속씨름단을 창단했다.

씨름단은 지난 2017년 창단 이후 올해 3월까지 장사 66회, 전국체전 금메달 6회, 단체전 우승 10회, 총 82회 우승의 압도적 성적으로 영암군민의 성원에 보답했다.

영암군민속씨름단은 해마다 늘어가는 운영비 등으로 우여곡절도 겪었다. 군은 지난 2022년부터 2023년까지 6차례의 공론화위원회, 2차례의 주민 설문조사를 거쳐 민속씨름단 존치를 결정해 씨름단을 둘러싼 잡음을 일단락하고, 존치의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며 지역민의 씨름단으로 발돋움할 초석을 닦았다.

군민은 공론화 과정에서 영암군과 영암군민속씨름단에 ‘지역과 함께하는 씨름단 운영’의 취지로 5가지 숙제도 제시했다. △인건비·전지훈련비·운영비·후원금의 체계적 투명한 운영 △씨름단 예산 국·도비 확보 △지역경제 활성화 및 영암군 홍보 스포츠 마케팅 실시 △최고 씨름단 육성 및 선수 보호 △씨름 꿈나무 육성 선수단 재능기부가 그 내용이다.

군은 영암군민의 뜻에 부응하기 위해 영암군청 직장운동경기부 설치 및 운영 조례를 개정했으며 후원금 모금·집행을 위해서 정식 후원회 발족도 준비하고 있다.

민속씨름단도 영암군민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씨름단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들은 친근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유튜브를 포함한 방송 출연 등으로 꾸준히 영암군을 알리고 각종 사회공헌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천하장사와 함께하는 식사 데이트권’을 선보이며 고향사랑기부금 모금을 이끌고 있으며 ‘잡채기’ 기술이 주특기인 씨름단 주장 최정만 장사는 기술을 써서 승리할 때마다 10만원씩 적립하는 ‘사랑의 잡채기’ 행사로 모은 기부금을 체육진흥기금으로 기탁하고 있다. 또한 씨름단 팬을 중심으로 포털 네이버밴드에 공식 서포터즈도 생겨 씨름단 선수들은 이곳을 중심으로 팬들과 함께 호흡하며 인기를 더해가는 행사를 계획 중이다.

영암군은 여기에 씨름단을 대표하는 캐릭터와 굿즈도 개발·판매해 수익도 창출하기로 했다.

아울러 영암군민속씨름단은 재능기부를 바탕으로 초·중·고와 연계해 방과 후 학습 등 학교 체육에 씨름 프로그램을 접목해 씨름 관심도를 높이고, 재능있는 학생이 세한대학교 씨름단과 프로선수단으로 진출할 수 있는 지역 인재 양성 시스템도 구축하기로 했다.

군은 ‘씨름단 재능기부→청소년 씨름 관심 증대→지역 프랜차이즈 스타 활약→은퇴 후 연수 및 지역 지도자 정착 →청소년 교육’으로 이어지는 K-씨름 선순환구조를 지역에 구축해 민속 스포츠 진흥과 저변 확대에 기여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와 함께 ‘대한민국 최강’ 영암군민속씨름단의 우수한 인적자원을 활용해 씨름 품새와 교과 개발, 지도자·선수 육성 등 K-씨름 진흥의 지역 거점을 마련하기 위한 가칭 ‘국립 민속씨름원’ 건립 구상도 마련 중이다.

군은 이를 위해 씨름 아카이브센터와 교육관, 체험관, 전용훈련장 등을 갖춘 국립 민속씨름원 건립을 뒷받침하기 위해 부지 제공을 포함한 행·재정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씨름단 17명 선수와 코칭스테프의 출신지는 서로 다르지만, 영암에서 땀 흘리고, 영암의 농특산물로 체력을 기르고, 영암을 대표해서 모래판을 평정하고 있다. 대회를 앞두고는 월출산의 정기를 받기 위해 천황봉을 오르고, 최선을 다한 대회 뒤에는 다시 영암군으로 돌아와 휴식을 취하며 영암인의 본분을 다하고 있다.

영암군민과 팬들은 좋은 성적에는 함께 기뻐하고 부상과 부진에는 함께 아파하며 씨름단과 동고동락하고 있으며 영암군민속씨름단은 스포츠단이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고, 지역경제 활성화도 견인해내는 전국 모델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스포츠동아(영암)|박성화 기자 localh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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