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PO에 존재감 제대로 뽐내는 마레이의 위력

입력 2024-04-21 16: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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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마레이. 사진제공 | KBL

창원 LG 외국인선수 아셈 마레이(32·202㎝)는 지난 시즌 팀의 ‘봄농구’를 함께하지 못했다. LG가 정규리그 2위로 4강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에 직행하는 데 큰 힘을 보탰지만, 종아리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설상가상으로 마레이의 대체자였던 미국프로농구(NBA) 경력자 레지 페리가 팀 전술에 전혀 녹아들지 못한 탓에 팀은 서울 SK에 3전패로 무너졌다.

그 아픔을 잊지 않은 마레이는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PO 무대에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팀은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정규리그 2위(36승18패)로 4강 PO에 올랐고, 마레이는 수원 KT와 1~3차전에 모두 출전해 평균 31분45초를 뛰며 19점·18.7리바운드·3어시스트·3스틸을 기록했다. 특히 LG가 승리를 거둔 1, 3차전에선 각각 17점·21리바운드, 25점·23리바운드의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마레이의 강점은 탁월한 리바운드 능력이다. 슛 궤적을 읽고 리바운드 위치를 선점하는 기술에선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평가다. 이번 4강 PO 1차전(11개)과 3차전(14개)에서 모두 두 자릿수 공격리바운드를 기록한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공격리바운드가 늘어날수록 팀의 득점 기회는 증가한다. LG는 1, 3차전 세컨드 찬스 득점에서 52-30으로 KT를 압도했다. 마레이의 공격리바운드가 만들어낸 결과다. LG가 지난 시즌 SK와 4강 PO 1~3차전 합계 리바운드에서 96-109, 세컨드 찬스 득점에서 27-45로 밀렸던 사실을 고려하면 마레이의 존재가 더욱 소중하다.

리바운드뿐 아니라 마레이로부터 파생되는 공격 옵션 또한 다양하다. 골밑에서 상대의 도움수비를 피해 외곽슛 찬스를 이끌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특히 LG에는 유기상, 이관희, 양홍석 등 슈팅 정확도가 뛰어난 선수들이 많아 마레이의 활용도가 더욱 올라갈 수 있다. 다양한 로테이션을 활용하는 조상현 LG 감독도 마레이가 확실하게 중심을 잡고 움직이는 방향을 추구한다. 평균 30분 이상을 소화하며 건강함을 증명한 것 역시 고무적이다.

4강 PO 전적 2승1패로 앞선 LG는 22일 수원에서 펼쳐질 원정 4차전에서 승리하면 2013~2014시즌(준우승) 이후 10시즌 만에 챔피언결정전 무대를 밟게 된다. LG로선 ‘건강한’ 마레이가 한 번 더 힘을 내주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봄농구’에서 본인의 역량을 100% 발휘하고 있는 마레이가 LG의 챔피언결정전 진출까지 견인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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