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동아 양형모 기자] 솔루엠이 SBA 오픈이노베이션 성과기업 선정으로 100개 스타트업 협업 성과를 증명하며 ESL을 넘어 리테일 DX 플랫폼 기업으로 방향을 분명히 했다.

글로벌 전자가격표시(ESL) 기업 솔루엠이 서울경제진흥원(SBA)의 ‘2025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 성과기업으로 이름을 올렸다. 단순한 참여 기업이 아니라, 실질적인 기술 협업 성과를 만들어낸 기업으로 평가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솔루엠은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100개 이상의 스타트업과 미팅을 진행했고, 이 가운데 10개 기업과 개념증명(PoC)을 거쳤다. 이후 최종적으로 5개 스타트업과 실제 기술 협업까지 이어졌다. 단발성 교류에 그치지 않고 검증과 적용을 반복하며 협업을 완성한 구조다.

대표 사례는 에즈위메이크와의 협업이다. 양사는 ‘식자재 마트의 디지털화’를 목표로 충남 홍성 왕마트에 솔루엠의 ESL과 에즈위메이크의 이커머스 솔루션을 결합했다. 이를 통해 재고 수량, 유통기한, 시간대별 수요 데이터를 반영한 실시간 가격 변경 시스템을 구축했다.

유통기한이 임박한 상품은 자동으로 가격이 내려가고, 수요가 높은 상품은 상황에 맞게 가격이 조정된다. 항공권이나 호텔에서 활용되던 다이내믹 프라이싱이 동네 마트 현장에 구현된 셈이다. 매장 운영 효율이 개선된 것은 물론, 고객 스마트폰으로 행사 정보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데이터 기반 광고 수익 모델인 RMN(Retail Media Network) 가능성도 확인했다.

씨드앤과의 협업은 지속 가능성에 초점을 맞췄다. AI 기반 냉난방 최적화 기술을 솔루엠의 매장 관리 플랫폼에 연동해 매장 환경에 따라 자동으로 온도를 조절하는 구조다. 에너지 사용을 줄이면서 운영 비용 절감 효과도 함께 노렸다.

솔루엠 관계자는 “솔루엠의 매장 인프라와 씨드앤의 알고리즘을 결합해 탄소 배출 저감과 비용 절감을 동시에 달성하는 ESG 경영 모델을 만들었다”며 “글로벌 고객사들이 요구하는 ESG 기준을 충족하는 중요한 경쟁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오픈이노베이션 성과는 솔루엠의 사업 방향 전환과 맞닿아 있다. 2015년 삼성전기에서 분사해 2021년 코스피에 상장한 솔루엠은 글로벌 ESL 시장 점유율 기준 2위 기업이다. 전 세계 5만 개 이상 매장에 3억5000만 개의 ESL을 공급하고 있다.

다만 ESL 시장은 하드웨어 중심의 경쟁이 치열하다. 솔루엠이 선택한 해법은 ‘SSP(SoluM Solution Platform)’다. ESL 판매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스타트업의 소프트웨어 기술을 통합해 고객사 맞춤형 디지털 전환 솔루션을 제공하는 전략이다.

에즈위메이크와의 협업은 이 전략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다. 가격 표시 장치를 넘어 수익 최적화 도구로 역할이 바뀌었다. 솔루엠은 PoC 단계에서 멈추지 않고, 필요 자금을 SBA 프로그램을 통해 확보해 협업을 이어갔다. 가능성이 확인되면 지분 투자도 병행한다.

해외 전시회 참가 지원, 해외 시장 PoC 연계, 펀드 운용사 연결 등 스타트업 성장을 돕는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주관 사업에서 티제이랩스와 함께 스마트 리테일 솔루션으로 대상을 받은 사례 역시 이러한 협업의 연장선이다.

솔루엠 관계자는 “스타트업은 우리의 기술을 현장에 안착시키는 가장 강력한 혁신 파트너”라며 “협업을 통해 완성한 SSP로 글로벌 리테일 시장의 DX 방식을 바꿔 나가겠다”고 말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