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몸살에도 챔프전 4경기 연속 풀타임…KT 허훈의 MVP급 투혼

입력 2024-05-06 13: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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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훈(사진 왼쪽). 스포츠동아DB

수원 KT 가드 허훈(29)은 5일 열린 부산 KCC와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7전4선승제) 5차전 홈경기 후 아쉬움을 곱씹었다. 말 그대로 ‘최선’을 다했다. 2차전부터 5차전까지 4경기는 모두 40분 풀타임으로 소화했고, 시리즈 내내 평균 26.6점·2.6리바운드·6.0어시스트·1.4스틸로 분전했다. 하지만 프로 데뷔 후 첫 우승 도전은 아쉽게도 준우승으로 마무리됐다.

챔프전 내내 허훈의 몸 상태는 좋지 않았다. 플레이오프(PO)를 치르면서 허벅지와 발목을 다쳤다. 하지만 훈련을 최소화하며 코트에 나섰다. 외국인 에이스 패리스 배스와 함께 팀의 원투펀치를 이뤘다. 3차전을 마친 뒤에는 감기몸살로 고생했다. 그럼에도 링거를 맞아가면서 버텼다.

4차전 33점, 5차전 29점을 올리며 KCC로 넘어간 분위기를 되찾아오기 위해 안간힘을 다했다. 3차전부터 ‘힘들면 언제든 교체 사인을 줘도 좋다’는 송영진 KT 감독의 메시지가 있었지만, 경기 도중에는 벤치 쪽을 바라보지도 않았다.

허훈은 “5차전 당일 오전엔 너무 몸이 좋지 않아 뛸 수 있을지 스스로도 의문이었다. 하지만 경기장에 나오니 팬들의 응원도 받고 힘이 났다. KCC에 우승을 내줬는데,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해야 한다. 다시 도전하겠다”며 웃었다. 이어 우승과 최우수선수(MVP)까지 거머쥔 친형 허웅(31·KCC)에게 축하인사를 전했다. 형제는 5차전 종료 직후 가벼운 포옹만 나눈 채 팀원들과 시간을 보내느라 따로 인사를 나눌 기회는 얻지 못했다.

허웅은 5차전 종료 후 공식 인터뷰에서 “(허)훈이랑 챔피언 결정전을 치르면서도 한 집에서 지냈다. 5차전을 앞두고 같이 링거를 맞았는데, 훈이가 기침이 너무 심해서 밤에 잠을 제대로 못 잤다. 그런데 경기장에선 할 수 있는 것을 다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동생이지만 나도 느끼는 게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허훈은 생애 첫 챔프전에서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았다. 우승 트로피와 MVP는 형에게 돌아갔지만, 파이널 무대에서 보여준 허훈의 활약은 모두를 놀라게 했다. 형제 대결로 관심을 모은 이번 챔프전의 주연 못지않은 조연이었다.

최용석 기자 gto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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