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2~5배 급증… 차 탈 때 꼭 환기해야 하는 이유

입력 2024-05-08 11:21: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기사 내용과 무관.

화재에 대비해 자동차 시트에 사용하는 난연제가 차량 탑승자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환경과학기술저널(the journal 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에 7일(현지시각)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차량은 잠재적으로 유해한 (난연제)에 인간이 노출되는 중요한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

노출 가능성이 가장 높은 사람은 출·퇴근자, 직업 운전자, 어린이로 나타났다. 차량 탑승 시간이 같을 경우 어린이가 성인보다 더 큰 위험에 노출된다.

자동차 시트에 함유된 난연제에 대한 운전자의 노출을 조사하는 연구에 참여한 샌프란시스코 거주민 비니 싱라(여) 씨는 CBS뉴스와 인터뷰에서 “차 안에 독성 화학물질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정말 놀랐다”고 말했다.

싱라 씨를 포함해 100명의 자동차 소유주들은 연구를 위해 일주일 동안 차 안에 실리콘 밴드를 설치하며 내부의 화학물질 수치를 측정했다. 그 결과 겨울에 비해 여름에 화학물질의 농도가 2~5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의 공동 저자인 녹색과학정책연구소의 선임 과학자 리디아 잘은 “기온이 높을수록 화학 물질이 자동차 소재에서 더 쉽게 방출되어 농도가 더 높아진다”라고 말했다.

연구원들은 시험한 모든 차량에서 난연제를 검출했으며, 특히 미국 국립보건원이 ‘열을 가해 분해할 때’ 유독 가스를 방출한다고 밝힌 TCPP(인계 난연제 첨가물)의 경우, 테스트한 차량의 99%에서 검출했다. 다만 특정 제조사나 모델은 조사하지 않았다.

한 자동차 제조업체 대표 단체는 정부가 요구하는 가연성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차량에 ‘승인된 난연제’를 포함하고 있다고 CBS에 말했다.

연구자들은 이러한 난연제를 흡입할 경우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정확히 말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가장 자주 발견되는 화학 물질들로 쥐와 생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발암 가능성을 발견한 2023년 미국 국립 독성학 보고서를 언급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기사 내용과 무관.


이번 연구의 연구자들과 앞서 비슷한 연구를 진행한 연구자들은 차량 내부 가연성 표준을 개정할 것을 권고했다.

미국과 캐나다의 소방관 및 응급 의료 종사자 34만4000여 명을 대표하는 국제 소방관 협회(IAFF)는 대부분의 자동차 화재는 엔진 화재 또는 사고의 결과이며 자동차 내부에서 발생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차량 내부에 존재하는 화학 물질은 회원들에게 위험을 초래한다고 강조했다.

IAFF의 팻 모리슨 씨는 “난연제를 차량 내부에 넣음으로써, 차량 화재가 진행될 때 운전자들은 가장 유독한 공기를 마시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연구원들은 처음 차에 타면 차창을 내려 실내 공기를 밖으로 내보내고 차량을 이용한 후에는 손을 씻을 것을 권장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