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결혼 소식에 日 발칵…NHK 정규방송 중 ‘속보’

미국 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일본인 투수 오타니 쇼헤이(29)가 29일 결혼 사실을 전격 발표했다.

오타니는 이날 오후 4시30분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일본인 여성과 결혼했다”고 알렸다.

일본 열도는 열광했다. 일본의 주요 매체들이 앞 다퉈 속보를 쏟아냈다. 공영방송 NHK마저 정규방송 화면 위에 자막으로 “메이저리그 오타니 쇼헤이 선수 인스타그램에서 결혼 발표. 상대는 일본인 여성”이라는 내용의 속보를 내보냈다. 민영 방송사들은 정규 방송을 잠시 중단하고 오타니 결손 소식을 긴급하게 전했다.

오타니는 야구가 국기나 다름없는 일본에서 국민적 스타로 통한다. 이번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10년 7억 달러(약 9200억 원)의 역대 최고 규모 계약을 맺어 세계 최고선수로 공인받으며 일본인들의 자긍심을 높였다.

일본 최고 스포츠스타의 ‘결혼 보고’에 소셜 미디어 등 온라인에는 일본 팬들의 축하 글이 쇄도했다.

충격적이라는 반응도 많다. 오타니가 그동안 한 번도 열애설이 난 적 없었기 때문이다. 여성과 단 둘이 만나는 모습이 포착된 적도 없다. 오타니는 일거수일투족이 취재 대상이다. 몰래 연애에 성공했다는 점 자체가 신기하다는 반응이다.

2월29에 결혼 발표를 한 것에도 큰 의미를 뒀다.
스포니치아넥스에 따르면 올 2월29일은 ‘모창일’(母倉日·이다. ‘어머니가 자식을 키우는 것과 마찬가지로 하늘이 사람을 자애하는 날’이라는 의미가 있다. 경사스러운 날로 여겨지며 특히 결혼식을 치르기에 최적의 날(길일)로 여긴다.

이날은 4년에 한 번 돌아온다고 한다.
▼다음은 오타니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결혼 알림 글 전문.▼

오타니가 일본어로 인스타그램에 올린 결혼 알림 게시물.

항상 따뜻한 응원 주셔서 감사합니다.
시즌도 다가오고 있습니다만, 오늘은 여러분에게 결혼했다는 것을 보고드립니다.

새로운 팀과 새로운 환경에서의 시작입니다만, 2명(반려 견 1마리도)으로 힘을 모아 서로 지지하고, 그리고 팬 여러분과 함께 걸어 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미숙한 점도 많이 있겠지만, 따뜻하게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상대는 일본인 여성입니다. 내일의 밀착 취재로 대응을 하겠으니 앞으로도 두 친족을 포함해 무허가 취재 등은 삼가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