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철‘특별한지리산송년회’

입력 2008-01-05 11:5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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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후배와 연말 등반… “작년보다 +1승이 목표”‘좋은 친구 데불고 산에 오른다. 저 바위봉우리 올라도 그만 안 올라도 그만. 가는 데까지 그냥 가다가 아무데서나 퍼져 앉아버려도 그만… 친구여 자네 잘하는 풀피리 소리 들려주게. 골짜기 벌레들 기어 나와 춤이나 한바탕… 천천히 편안하게 산에 오른다. 여기쯤에서 한번 드넓게 둘러보고 싶다.’(이성부 시인의 ‘지리산’ 중 일부)한화 투수 정민철(사진)의 마음이 그랬다. 올해 서른여섯 쥐띠. 무자년 쥐의 해를 앞둔 지난해 12월 26일부터 닷새간 그는 지리산에 머물렀다. 절친한 친구인 현대 홍원기와 팀 동료이자 대전고 후배인 고동진 윤규진이 함께했다.정민철은 지리산 노고단과 반야봉 삼도봉 천왕봉 뱀사골 등을 돌며 한 해를 정리했다.“지난해는 저에게 큰 의미가 있는 한 해였어요. 4년 만에 두 자리 승(12승 5패)을 거두며 제가 살아 있음을 증명했으니까요.”그는 산을 좋아한다. 시즌이 끝나면 크고 작은 산을 찾는다. 산에 오르면 온갖 잡념이 사라진다. 그는 “지리산을 걸으며 새 시즌을 새로운 각오로 뛰자고 다짐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1승만 더 올리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고 말했다.1992년 프로에 데뷔해 통산 155승 112패에 평균자책 3.33을 기록한 정민철의 2004년은 암울했다. 팔꿈치 통증으로 6패만을 기록했다. 그런 그가 2005년 9승, 2006년 7승, 지난해 12승을 거둔 것은 강속구 대신 제구력 투수로 변신한 덕분이다. 그는 “30대 중반의 나이에 마운드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스피드를 버려야 했다. 그 대신 내가 원하는 곳에 정확히 던질 수 있는 능력을 키운 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정민철은 15일 팀 전지훈련지인 하와이로 떠난다. 그는 올 시즌에도 부상 없이 ‘노장의 힘’을 보여 주겠다고 했다. “기회가 되면 3월 베이징 올림픽 2차 예선에 나가고 싶다”는 그의 목소리가 듬직했다.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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