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외국인감독로이스터′가을에야구하는롯데′선언

입력 2008-01-09 15:3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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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 팜 비치에 가족들을 모두 두고 이 먼 부산까지 왔습니다. 고작 7등하러 여기 온 줄 아십니까?" 한국프로야구 최초의 외국인 사령탑으로 선임된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롯데 자이언츠의 부활을 선언했다. 9일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린 롯데 감독 취임 기자회견에서 로이스터 감독은 "롯데가 플레이오프에 오를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임 일성을 밝혔다.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첫 외국인 사령탑에 선임된 제리 로이스터 감독.지난 7년간 4차례나 리그 최하위에 그쳤던 롯데를 맡게 된 로이스터 감독은 자신의 야구 스타일에 대해 "내 스타일을 고집하지 않고 선수들의 역량을 강화시키고 팀의 색깔에 나를 맞추는데 초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취임 첫해에는 강력한 리더십보다 선수단과의 융화에 우선 신경쓰겠다는 것을 암시한다. 또한 그는 "내가 한국야구의 스타일을 바꾸지는 못한다. 메이저리그의 장점을 한국야구에 접목시킬 뿐"이라며 급격한 변화가 올 것이라는 기대를 경계했다. 하지만 그는 "과거보다는 더욱 열심히 뛰는 롯데 선수들을 보게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날 로이스터 감독은 구체적인 자신의 야구 색깔을 피력하지 않았지만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3가지는 마운드와 수비, 그리고 기본기"라고 말한 것으로 미루어 화끈한 공격야구 보다는 세밀한 지키는 야구를 추구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실제로 로이스터 감독은 밀워키 감독 시절에도 이와 비슷한 지도 스타일을 보여왔다. 로이스터 감독은 또한 팬 친화적(Fan Friendly)인 야구를 하겠다고도 선언했다. 지난해 우승팀 SK가 표방했던 ′스포테인먼트′와 일맥상통하는 내용이다. 로이스터 감독은 "이미 우리 팀이 외국인 감독을 영입한 것으로도 팬들의 관심을 유도하는데 성공했다"며 "나는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에서 배운 팬 친화적 야구와 관련한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로이스터 감독과 함께 기자회견장에 나온 페르난도 아로요 롯데 투수 코치는 "롯데가 로이스터 감독을 영입한 것은 정말 행운이다. 그는 매우 강한 체력과 정신력을 가진 지도자"라고 추켜세웠다. ▲페르난도 아로요 코치, 하영철 대표이사, 로이스터 감독이 손을 맞잡고 롯데의 부활을 다짐하고 있다. 로이스터 감독은 지난 한 달간 미국에 머물며 롯데와 한국야구에 대해 비교적 상세히 파악한 것으로 보였다. 구단이 마련해 준 롯데 경기 DVD를 3장 정도 봤다고 말한 그는 "롯데의 강점은 투수력"이라고 평가하며 "아직까지 수비와 팀워크가 부족하고 전술적인 부분도 가르칠 것이 많다"는 단점도 지적했다. 그러나 한국프로야구의 수준에 대해서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증명했듯 한국의 젊은 선수들의 기량이 빠르게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후 곧바로 부산으로 향한 로이스터 감독은 조만간 롯데의 기존 코칭스텝들과 상의해 사이판 전지 훈련 등 팀 운영 계획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무엇보다도 로이스터 감독은 선수단 파악에 우선적으로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로이스터 감독은 2002년 1년간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 감독과 2006년까지 LA 다저스 산하 트리플A팀에서 감독을 지냈다. 현역시절에는 다저스, 밀워키, 샌디에이고 등에서 주로 3루수로 뛰며 1,428경기에 출전, 40홈런 0.249의 타율을 기록했다. 로이스터 감독을 보필하게 된 아료요 투수코치는 70년대 디트로이트에서 현역 생활을 했으며 마이너리그 코치 등을 지냈다. 로이스터 감독과 아로요 코치는 12살때부터 친분을 이어왔고 비슷한 시기에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둘도 없는 단짝 친구로 알려졌다. 정진구 스포츠동아 기자 jingooj@donga.com 사진=양회성 인턴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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