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아언니처럼…”초등생피겨열풍

입력 2008-01-19 09:2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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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팔을 벌리고 천천히 앞으로 오세요.” 18일 경기 고양시 어울림누리 빙상장. 초등학생 10여 명이 진지한 표정으로 강사의 동작을 따라 하고 있다. 빙판 주위에는 아이들을 지켜보는 학부모들의 모습이 보인다. 방학을 맞아 빙상장에는 피겨스케이팅을 배우는 학생들로 북적이고 있다. ▲‘제2의 김연아’를 꿈꾸며 피겨스케이팅을 배우고 있는 초등학생.[사진제공=동아일보] ‘피겨 요정’ 김연아(18·군포 수리고) 효과다. 빙상장의 피겨 수강생은 지난해 초에 비해 곱절로 늘었다.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는 250명에서 400명으로, 롯데월드 아이스링크는 40명에서 80명으로 수강생이 늘었고 강좌 수도 증가했다. 고양 어울림누리 겨울방학 피겨 특강에는 500여 명의 지원자가 몰려 일부는 등록을 못한 채 돌아가기도 했다. ○피겨로 성공 기대감… 엄마 마음 움직여 목동 아이스링크 교육영업부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와 비교할 때 수강생이 눈에 띄게 늘었다. ‘김연아 효과’로 이제 피겨가 대중화된 듯하다”고 말했다. 수강생들 대부분은 초등학생이다.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강좌에 보낸 김수정(36) 씨는 “김연아가 각광을 받은 뒤 피겨가 친숙하게 다가왔다. 피겨 선수를 해도 성공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학부모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특이한 것은 수강생 90% 이상이 여학생이라는 것. 한 강사는 “무조건 김연아처럼 되게 해 달라며 아이들 손을 잡고 찾아오는 학부모도 종종 있다”고 귀띔했다. ○90%가 여학생… 일시적 현상 우려도 한편에서는 피겨 열풍이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몇 년 전 안현수 김동성 등 쇼트트랙 선수들이 동계올림픽과 세계선수권을 휩쓸 때에는 쇼트트랙을 배우고자 하는 학생들이 줄을 이었다. 당시 쇼트트랙과 피겨 강좌 비율은 8 대 2 정도였지만 지금은 절반이 넘는 강좌가 피겨로 채워지고 있다. 고양시 시설관리공단 안경찬 수석 주임은 “안현수 열풍이 김연아 신드롬으로 바뀌면서 피겨로 관심이 옮겨갔다. 다음에는 어떤 종목이 반짝 눈길을 끌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이 기사의 취재에는 본보 대학생 인턴기자 이건혁(24·서울대 중어중문학과 3학년), 송인근(25·서울대 정치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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