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이‘티켓거품’벗겼다

입력 2008-01-24 09: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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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의 힘은 컸다. 4대륙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2월 13∼17일·경기 고양 어울림누리 빙상장)의 입장권이 당초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조정됐다. 이 대회는 ‘피겨 요정’ 김연아(18·군포 수리고)를 비롯해 라이벌 아사다 마오(18·일본)와 안도 미키(21·일본) 등 세계적 선수들이 출전하면서 국내 피겨 팬의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23일 티켓 판매 사이트(www.ticketlink.co.kr)에 공개된 입장권 가격은 남녀 싱글 경기가 3만 원(로열석), 2만 원(A석), 1만 원(B석). 마지막 날 종목별 우승자들이 벌이는 갈라쇼는 각각 4만 원, 3만 원, 1만 원으로 정해졌다. 오후와 저녁 경기를 모두 볼 수 있는 데일리 티켓은 일반석 합계 금액에서 20% 할인된다. 이는 이달 초 공개됐던 슈퍼 로열석 10만 원, 로열석 7만 원, A석 5만 원, B석 3만 원보다 절반 이상 낮춰진 가격. 이번 대회의 입장권 인하 결정은 피겨 팬들의 조직적이고 지속적인 요구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팬들은 티켓 값이 공개된 이달 초부터 각 포털사이트에 글을 띄우고 대회를 개최하는 고양시와 한국빙상경기연맹에 e메일을 보냈다. 특히 이들은 해외 사례를 통한 객관적인 근거를 들며 여론 형성에 나섰다. 해외에서 열렸던 4대륙 대회(골드석 30달러·약 2만9000원, 실버석 20달러·약 1만9000원)와 여타 대회의 티켓 값을 비교하며 가격 인하를 주장했다. 일본의 한 여행사가 출시한 4대륙 대회 패키지여행 상품의 가격을 근거로 대기도 했다. 빙상연맹 관계자는 “티켓 값이 공개된 뒤 팬들의 지속적인 요구에 고양시와 함께 주관사인 SBS에 가격 조정 권유를 했다”고 말했다. SBS 측은 “이달 초 나온 티켓 값은 여러 기획안 중의 하나였다. 최대한 많은 피겨 팬이 관람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선에서 가격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팬들은 조정된 가격에 환영하며 뜨거운 호응을 보이고 있다. 판매가 시작된 23일 오전 11시부터 판매 사이트의 홈페이지가 한동안 열리지 않았고, 4시간 만에 거의 모든 표가 매진됐다. 피겨 팬들은 이번 경우에 그치지 않고 피겨 전용 경기장 건립과 빙상연맹의 개혁 등 피겨 발전을 위해 지속적인 운동을 벌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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