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以中制中’…배드민턴역발상의힘

입력 2008-01-29 09:2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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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출신 리마오 코치 영입 선진기술 습득 男단식 이현일 金등 세계정상권 전력 유지 남자 배드민턴 세계 최강 린단(25·중국)이 국내 포털사이트 인기 검색어 1위에 올랐다. 그가 이처럼 뜨거운 관심을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린단은 27일 끝난 코리아오픈에서 세계 23위 이현일(28·김천시청)과의 남자 단식 결승에서 막판 판정에 항의하다 갑자기 한국 벤치로 달려가 주먹을 휘둘렀다. 그가 욕설을 퍼부으며 몸싸움을 벌인 한국 대표팀 코치는 바로 중국인 리마오(50) 씨였다. 타향에서 챙겨줘도 시원찮을 동포에게 추태를 보인 이유에 대해 김중수 대표팀 감독은 “리마오 코치 때문에 린단이 한국 선수들에게 자주 지면서 감정이 나빠진 데다 중국 내부의 묘한 역학 관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리마오 코치는 그동안 주요 국제 대회를 앞두고 중국의 선진 기술을 한국 대표 선수들에게 전수했다. 이현일에게는 린단의 수비 타이밍을 뺏기 위한 짧게 떨어지는 스매시를 집중적으로 가르쳐 효과를 봤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때 손승모가 단식 은메달을 딴 것도 그의 공로가 컸다. 린단은 이현일의 ‘후계자’인 박성환(한국체대)에게 역대 전적 1승 3패로 뒤져 있다. 게다가 린단과 동향(다롄)으로 절친한 사제 관계인 중국 대표팀 리용보(46) 감독은 리마오 코치와 앙숙이다. 리마오 코치는 말레이시아 대표팀 시절 시비 끝에 리용보 감독과 멱살잡이까지 주고받았다. 이현일이 린단을 꺾고 우승한 데는 이래저래 ‘리마오 효과’가 작용한 셈이다. 리마오 코치는 “린단의 행동에는 개의치 않는다. 한국이 중국을 꺾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어 기쁘다”고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한국 셔틀콕은 오랑캐를 이용해 다른 오랑캐를 꺾는다는 ‘이이제이(以夷制夷)’를 통해 세계 정상권을 유지하고 있다. 복식 강국 말레이시아 출신의 탄킴허 코치를 영입해 전력을 끌어올린 적도 있다. 편견 없이 외국인 지도자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이 큰 힘이 됐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리마오는 누구… △생년월일=1958년 8월 20일 △출생지=중국 항저우 △가족관계=부인과 1남 △주요 선수 경력=1980년대 중국대표(전영오픈 등 출전) △주요 코치 경력=중국 대표팀(1990년대), 말레이시아 대표팀(2004∼2006년), 한국 대표팀(1999∼2004년, 2007년∼) △월봉=5000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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