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가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뛰어야죠.”5일 서울 성동구 행당동 덕수고(옛 덕수상고) 교정. 두 남자가 운동장을 조용히 뛰고 있었다. 미국프로야구 탬파베이 투수 류제국(25·사진)이 모교에서 친형 제성 씨와 개인훈련을 하고 있었다. 이들은 2시간 동안 러닝과 캐치볼, 투구 연습을 계속했다.기온이 영하로 떨어졌지만 류제국의 이마엔 땀방울이 맺혔다. 그의 눈빛은 비장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겨울에 한국으로 돌아오면 쉬기만 했는데 올해는 1월부터 몸만들기를 시작했다. 변화구의 제구력도 다듬었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는 그에게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이다.“이제는 올 때까지 왔어요. 메이저리그에서 내가 가진 최대치를 보여 줄 생각입니다.”류제국은 지난해 1승 2패에 평균자책 7.33에 머물렀고 마이너리그를 오르내렸다. 2001년 한국 고졸 투수 최고 대우인 계약금 160만 달러를 받고 시카고 컵스에 입단한 그는 “그동안 자신감이 부족했고 나태했다”고 고백했다.그러나 류제국은 마음을 다잡았다. 설 직후 미국 플로리다 스프링캠프로 건너가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 줘 메이저리그 25인 로스터에 들겠다는 각오다.지난해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예선 야구대표팀 멤버였던 류제국은 3월 대륙별 플레이오프에 출전할 대표팀 명단에서 제외됐다. 류제국은 “메이저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뒤 당당히 대표팀에 합류하고 싶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 주겠다”며 환하게 웃었다.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 영상취재: 스포츠레저부 황태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