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인기설움속올림픽은메달두번딴女하키팀,우생순꿈꾼다

입력 2008-02-21 09: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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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웬일로 오셨어요.” 19일 오전 태릉선수촌 하키 훈련장. 여자하키대표팀 유덕(아산시청) 감독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하키 훈련장에 기자가 나타난 것은 뜻밖이라는 표정이었다. 이날은 매서운 추위로 옷깃을 여몄던 전날과는 달리 비교적 따뜻했고 초록색 필드에서는 선수들이 훈련에 열중하고 있었다. 현재 대표팀은 4월 27일부터 캐나다에서 열리는 2008 베이징 올림픽 본선행 티켓이 걸린 최종 예선전을 앞두고 있다. 이를 위해 얼마 전 뉴질랜드에서 전지훈련 겸 평가전을 3주간 치렀고 22일 일본과의 평가전을 치르기 위해 다시 비행기에 오를 계획이다. 여자하키대표팀은 매번 올림픽 메달 획득 가능 종목으로 분류된다. 1988년 서울 올림픽과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서는 은메달을 따냈다. 하지만 해외에서 올린 성적과 달리 비인기 종목이다. 국내에는 실업 5개 팀과 대학 3개 팀이 여자하키팀의 전부다. 선수는 180여 명. 중고교에 10개가 넘는 팀이 있지만 대학에 진학하면서 그만두는 선수가 많다. 저변도 넓고 클럽 팀도 활성화되어 있는 외국의 ‘하키 환경’과는 많이 다르다. 이렇기 때문에 1년에 200일 이상 태릉선수촌에서 모여 훈련하는 것 외에는 외국 선수들과 경쟁할 방법이 없다. 최근 개봉해 인기를 얻은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우생순)’과 핸드볼에 보인 국민의 관심에 대해 이들의 생각은 어떨까? 영화사의 초청으로 핸드볼 팀과 함께 영화를 관람했던 한 선수는 “기분을 뭐라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우리도 두 번이나 은메달을 따고 선전을 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들도 국민의 관심을 받으며 제2의 ‘우생순’을 꿈꿀지 모른다. 하지만 초록색 필드 위에서 스틱을 잡고 땀을 흘릴 때가 ‘최고의 행복한 순간’이라고 그들은 외치고 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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