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 57세캐디와5년째호흡“눈빛만봐도우린통해요”

입력 2008-03-13 09:3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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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크’ 최경주(나이키골프)는 변화를 즐긴다. 골프 클럽도 자주 바꾸고 신제품을 남보다 먼저 쓰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 최경주가 벌써 5년째 같은 캐디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 환갑을 바라보는 앤디 프로저(57·영국) 씨이다. ▲ ‘탱크’최경주(오른쪽)가 12일 제주 서귀포시 핀크스GC에서 열린 프로암대회에서 5년째 호흡을 맞추고 있는 캐디 앤디 프로저 씨와 얘기를 나누며 걷고 있다.[사진제공=동아일보]13일 제주 서귀포시 핀크스GC에서 개막되는 국내 첫 유럽투어인 발렌타인챔피언십에도 그와 동행했다. ‘실과 바늘’처럼 붙어다니다 보니 이제 눈빛만 봐도 서로의 마음을 알 정도다. 대회 개막에 앞서 최경주는 “형이나 아저씨 같기도 하고 때론 아버지로 느껴질 만큼 잘해준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벌써 세 번째 제주를 찾은 프로저 씨는 “최경주의 고국에 오면 더 신경이 쓰인다. 국민 영웅이라 잘 쳐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경주는 닉 팔도, 콜린 몽고메리 등의 캐디를 맡았던 프로저 씨를 2003년 유럽투어 린데저먼마스터스에서 우연히 만났다. 당시 호흡이 잘 맞지 않아 캐디를 자주 교체했던 최경주에게 대회 주최 측이 추천했다. 인연이 있었는지 첫 대회부터 우승을 합작했다. 최경주는 “코스에 밝은 캐디는 많지만 앤디는 나와 한마음이 돼 성심껏 도와준다”고 칭찬했다. 몸이 무거워 보이면 평소보다 한 클럽 길게 권하거나 버디가 없으면 “파게임하고 있는 데 뭔 걱정이냐. 아직 갈 길은 멀다”는 등의 얘기로 기분 전환을 시켜준다고. 최경주는 연로한 프로저 씨를 위해 캐디백을 가볍게 하며 스케줄이 빡빡하면 과감하게 휴가를 주고 최근에는 치아 교정 비용까지 부담하기도 했다. 프로저 씨는 최경주의 활약으로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동료 캐디들의 부러움을 살 만큼 고소득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우승 상금의 10%를 캐디피로 받는 것을 감안하면 최경주가 지난해 대회 상금만으로 583만 달러를 받았으니 프로저 씨는 50만 달러 안팎을 번 것으로 추산된다. 가족처럼 여기는 파트너 프로저 씨와 우승을 다짐하는 최경주는 13일 낮 12시 15분 재미교포 앤서니 김, 크리스 디마르코(미국)와 1라운드에 들어간다. 서귀포=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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