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주“35km서승부수…정신력으로2연패”

입력 2008-03-15 10:5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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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서울국제마라톤 내일 오전 8시 스타트 “우승하러 왔다.” 세계적인 남녀 건각들이 16일 열리는 2008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79회 동아마라톤대회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38·삼성전자)와 역대 세계 랭킹 4위 새미 코리르(37·케냐), 한국 여자 마라톤의 간판 이은정(27·삼성전자) 등 엘리트 선수들이 14일 서울 중구 서울프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출사표를 냈다. ▽이봉주=날씨와 컨디션, 페이스 등 모든 조건이 맞는다면 2000년 내가 세웠던 한국 기록(2시간 7분 20초)도 깰 수 있다. 몸 상태가 100%는 아니지만 계속 나아지고 있어 좋은 기록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시간 4분 56초의 최고 기록을 가지고 있는 코리르와 멋진 승부를 펼치겠다. 35km까지 선두 그룹을 따라간 뒤 스피드가 좋은 코리르에게 승부수를 띄우겠다. 나의 장점은 많은 훈련과 대회 경험으로 극한 상황을 이겨내는 정신력이다. 코리르가 스피드가 좋고 모든 면에서 나를 압도하지만 정신력은 내가 앞선다. 국민의 사랑에 대해선 늘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최선을 다하겠다. ▽새미 코리르=1월 두바이대회에서 2시간 8분 01초를 뛰었지만 몸 컨디션에 전혀 문제가 없다. 지난해 12월부터 케냐에서 훈련을 시작했고 두바이대회는 컨디션 점검차 나갔다. 두바이 때보다 컨디션이 좋으니 좋은 기록이 나올 것이다.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한국의 간판 이봉주와 선두를 다툴 것 같다. 기록이 내가 더 좋지만 당일 컨디션에 따라 1위는 달라질 수 있다. 최선을 다해 꼭 우승하겠다. 32km에서 35km 지점이 제일 어려운 구간이 될 것 같다. ▽찰스 키비와트(34·케냐)=동아일보 2007 경주국제마라톤대회에서 아깝게 1초 차로 2위를 한 것을 만회하겠다. 케냐에서 열심히 훈련을 했기 때문에 좋은 기록이 나올 것이다. 컨디션이 좋다. 좋은 성적이 나올 것이다. 지켜봐 달라. ▽이은정=1월 부상을 당했지만 2월부터는 제대로 훈련을 소화해 컨디션은 문제가 없다. 1997년 세워진 한국 기록(2시간 26분 12초·권은주)을 깨는 게 목표다. 우승 경쟁보다는 기록 경신에 중점을 두겠다. 한동안 슬럼프를 겪었는데 오히려 마라톤에 매진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마라톤 없이는 내 인생도 없다는 것을 실감했다. 최선을 다하겠다. ▽장수징(30·중국)=컨디션이 좋다. 내 최고 기록(2시간 23분 17초·2002년 베이징)을 경신하는 게 목표다. 2003년 우승했던 기쁨을 다시 맛보고 싶다. 2004년 챔피언인 이은정과 1위를 다툴 것 같다. ▽헬렌 제마이요 키무타이(31·케냐)=겨우내 열심히 훈련한 결실을 거두고 싶다. 목표는 개인 최고 기록(2시간 25분 53초·2003년 함부르크) 경신과 우승이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오인환 감독 “펀런 이렇게” 서울국제마라톤 겸 동아마라톤대회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서울 시내 중심을 달리는 데다 코스가 평탄해 좋은 기록이 나오기로 유명하다. 서브 스리(풀코스를 3시간 안에 완주)를 달성하는 동호인을 가장 많이 배출하는 대회인 것은 바로 평탄한 코스 때문. 삼성전자 오인환(사진) 감독은 “초반에 오버 페이스만 하지 않으면 무난하게 완주할 수 있는 코스”라고 평가했다. 다음은 오 감독이 마스터스들에게 밝히는 ‘동아마라톤 코스 즐겁고 쉽게 달리기 법’. ▽세종로 출발선∼청계천 왕복(16km 지점)=평탄한 코스이기는 하지만 출발의 흥분감과 청계천 변의 구름 관중 덕분에 지루할 틈이 없는 구간이다. 하지만 마스터스들에겐 가장 조심해야 할 구간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 사이에 섞여 뛰는 데다 관중의 응원에 자칫 오버 페이스를 하기 쉽기 때문. 레이스 초반 오버 페이스는 치명적이다. 마스터스들은 엘리트 선수와는 달리 훈련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초반에 체력을 소진할 경우 후반 레이스가 무척 힘들어진다. 레이스를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종각∼성동교 사거리(30km 지점)=종각 부근부터 흥인지문까지 완만한 오르막이 있긴 하지만 초반에 오버 페이스만 안 했다면 견딜 만한 구간이다. 완만한 내리막에서는 허리를 밀어주면서 보폭을 좀 크게 하면 에너지를 덜 소모할 수 있다. 레이스가 중반으로 넘어가는데 갈증이 없어도 자주 물을 마셔 몸에서 수분이 빠져 나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 번에 두 모금, 약 120mL 정도씩 마시면 적당하다. ▽성동교 사거리∼잠실대교(36km 지점)=마스터스들에겐 가장 어려운 구간이다. 체력이 떨어져 힘들 텐데 집중력을 잃지 않도록 정신을 차려야 한다. 잠실대교를 건널 때는 바람이 많이 불 수 있다. 맞바람이 심할 땐 몸을 약간 숙인 채 달리면 좋다. ▽잠실대교∼잠실올림픽주경기장 결승선(42.195km)=40km 지점만 지나면 골인 지점에 거의 다 왔다는 생각에 없던 힘도 날 것이다. 코스도 거의 평지라 어렵지 않다. 이제 골인하는 일만 남았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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