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n Fun“개성에살고죽고”이색복장-이색참가자들

입력 2008-03-17 10: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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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한 날씨 속에 펼쳐진 2008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79회 동아마라톤대회는 시민이 함께한 축제 한마당이었다. 유명 인사들과 독특한 개성을 자랑하는 참가자들은 축제 열기를 한껏 드높였다. 특히 박성호(36·한화SNC 직원) 씨와 김준호(34·나라한의원 강남분원 대표) 씨는 이날 결혼식을 앞두고 결혼을 자축하는 마라톤 완주에 도전해 주위의 시선과 부러움을 한몸에 받았다.》 검은 운동복 차림의 박 씨와 하얀 운동복에 면사포를 쓴 김 씨는 두 손을 꼭 잡은 채 42.195km를 완주했다. 5시간 만에 골인점을 통과한 박 씨는 신부가 될 김 씨에게 “마라톤을 함께 뛴 것처럼 평생을 함께하자”고 다시 한 번 청혼했다. 이들 커플은 함께 뛴 참가자들과 시민들의 박수를 받으며 결혼식장으로 달려갔다. 본보와 ‘42.195는 사랑입니다’라는 캠페인을 함께 진행하는 월드비전의 친선대사인 탤런트 박상원(49) 씨는 5km를 달렸다. 박 씨는 “한 발 한 발 내디딜 때마다 사랑의 온도가 올라간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뛰었다”며 “많은 사람이 마라톤을 통해 성취감과 자신감, 삶의 활력을 얻으면서 이웃에 대한 사랑도 키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음 달 총선을 앞두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마라톤 동호회 ‘공명이’ 회원들도 대회에 참가해 공명선거의 의지를 다졌다. 이들은 ‘4월 9일은 투표하는 날’ ‘부정선거 추방’ 등의 문구를 새긴 모자를 쓰고 풀코스를 완주했다. 공명이 회원인 장재공(51) 씨는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유권자들에게 공명선거를 부탁하는 의미에서 특별히 대회에 참석했다”며 “좋은 경치를 보며 뛸 수 있어 즐거웠고 시민들에게 우리의 역할도 제대로 알릴 수 있는 뜻 깊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주류업체 선양의 조웅래(49) 회장은 임직원 30명과 함께 대회에 출전해 화합을 다졌다. 신입사원 선발 때 마라톤 10km 완주증을 자격조건으로 내걸 정도로 마라톤 애호가인 조 회장은 2003년부터 ‘수습 마라톤’ 제도를 도입해 수습 교육의 마지막을 10km 마라톤으로 장식하도록 하고 있다. 조 회장은 “술을 만들어 파는 회사인 만큼 건강관리가 필수적인데 마라톤이 딱 들어맞았다”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직원들에게 마라톤을 권하는데 오늘은 직원들과 함께 나왔다”며 환하게 웃었다. 국제마라톤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이날 대회에는 외국인 참가자도 눈에 많이 띄었다. 대회 참가를 위해 한국을 찾은 이시카와 요시에(52·여) 씨는 “일본 나리타에서 출발해 어제 저녁 서울에 도착했는데 설레고 흥분 돼서 잠을 거의 자지 못했다”며 “풀코스 도전은 처음인데 서울에서 목표를 이뤄 기쁘다”고 말했다. 국내에 체류하며 5년 연속 서울국제마라톤에 참가한 프랑스인 장 마크(44) 씨는 골인지점에 도착해 “지난해 2시간 41분을 기록해 아쉬웠는데 올해는 2시간 38분으로 최고 기록을 얻었다”며 환호했다. 한편 올해 대회에도 이색 복장의 참가자들이 시민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슈퍼맨 복장으로 가장 많은 눈길을 끈 최상권(45·의류업) 씨는 “다른 사람들에게 재미를 주려고 슈퍼맨 복장을 하고 뛰었다”며 “달리기를 좋아하는 초등학교 4학년 아들도 스무 살이 되는 해 이날 내가 입었던 슈퍼맨 옷을 입고 뛰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특별취재반 ▼봉산탈춤 응원… 인라인 패트롤… 열성 자원봉사▼ ■ 무대 뒤에서 뛴 사람들 레이스 곳곳에서 공연과 연주, 응원전이 펼쳐지며 대회의 열기를 뜨겁게 했다. 서울예술대학 연극과 조운용 교수와 민속연구회 학생 14명은 27km 지점인 성동구 서울숲 앞에서 꽹과리 징 장구를 치며 봉산탈춤 공연을 선보였다. 조 교수는 “마라톤에 참가한 외국 선수들과 중계방송을 볼 세계인들에게 한국 문화를 알리고 싶어 5년째 탈춤 공연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37km 지점인 잠실 주공단지 앞에서는 할아버지 악단으로 유명한 송파 실버악단 회원 12명이 ‘오! 필승 코리아’ ‘아리랑’ 등을 연주하며 선수들을 응원했다. 또 36km 지점인 잠실대교 앞에서는 마라톤 전문여행사를 운영하는 정동창(48) 사장이 회사 직원 30여 명과 아이스크림 1만5000여 개를 선수들에게 나눠줬다. 정 사장은 “새로운 마라톤응원 문화를 보여주고 싶어 1500만 원을 기꺼이 투자했다”고 말했다. 3000여 명의 자원봉사자도 대회를 빛냈다. ‘코리아 인라인스케이트 패트롤’ 회원 70여 명은 약품 상자를 담은 가방을 메고 부상자를 찾아 구석구석을 살폈다. 이형매(43·여) 씨 가족은 2년째 물품보관 자원봉사자로 참가했다. 이 씨는 “오전 5시에 나왔는데 사람들의 건강한 열정을 보니 피곤함이 싹 날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별취재반 ▲ 영상취재 : <동아닷컴> [화보]‘완주의 기쁨’…서울국제마라톤 결승선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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