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스페셜]마린보이,노는‘물’이다르다

입력 2008-03-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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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추진력활용감각탁월…표면저항줄이는킥-롤링도뛰어나
과연 박태환(19·단국대)의 괴력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선천적으로 타고난 재능과 체력뿐 아니라, 과학적인 훈련방법을 통한 경기력 향상도 주요한 요소이다. 특히 박태환의 영법을 관찰해보면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박태환 영법의 강점은 크게 3가지. 물론 이 3가지는 비법이라기 보다는 수영 선수라면 누구나 익혀야하는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스포츠가 그렇듯 기본기가 없으면 최고의 경지에 오를 수 없다. 그런 면에서 보면 박태환은 기본에 가장 충실한 선수이다. ● 파도를 만들고 그 위에 몸을 띄운다 흔히 ‘물을 잘 탄다’는 말이 있다. 촬영을 통해 찬찬히 살펴보면 모든 영법에는 작은 파도가 만들어지고, 그 파도를 타고 간다. 파도를 만든다는 것은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의미이고, 글라이딩을 멀고 부드럽게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쉽게 설명하면, 바다에서 수영할 때 밀려오는 파도 위에 올라 수영을 하게 되면 3∼4m 정도는 가볍게 나갈 수 있다. 실내의 경우 파도는 없지만 자기 스스로 파도를 만들고 그 파도를 탈 줄 아는 선수만이 부드럽고 큰 폼으로 수영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쉬운 이론도 정확히 알고 있는 선수가 많지 않다. 설혹 안다 하더라도 경기장에서 이를 지속적으로 활용하는 선수는 드물다. 박태환이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박태환은 어릴 때부터 파도를 타는 법을 터득했다. 더불어 꾸준한 노력을 통해 1500m라도 체력이 있는 한 파도를 타고 긴 스트로크 길이를 유지한다. ● 완벽한 킥 킥은 파도를 타기 위한 준비 단계이다. 자유형 선수에게 킥은 하체로 물을 누름으로서 상체를 유선형으로 만들어 표면저항을 줄이는데 도움을 준다. 또한, 몸 앞으로 밀려오는 파도를 타고 수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킥이다. 영법마다 다르지만 자유형의 경우 대퇴사두근의 절대 근력이 자기 체중의 3배 정도 되어야 하며, 좌우 밸런스가 좋아야 가능하다. 이런 모든 조건을 갖춘 것이 박태환이다. 이제는 박태환의 경기를 볼 때 단순히 순위만 지켜보는 것보다 킥을 어떻게 하는 지를 살펴보는 것도 관전포인트가 될 듯하다. ● 롤링으로 저항을 줄인다 파도를 타고 미끄러져 내려가면서 몸을 롤링시킨다면 물의 표면저항을 최대한 줄일 수 있다. 롤링은 글라이딩에서 어깨와 몸 정면으로 오는 물살을 절반으로 줄이면서 저항을 최소화하는데, 이에 따라 한번의 스트로크로 멀리 갈 수 있도록 하는데 도움을 준다. 이것은 글라이딩 거리(스트로크 길이)가 길어 기포를 없애고 수영할 수 있으며 글라이딩할 때 속도가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고, 후속 스트로크로 연결해 타이밍을 좋게 한다. 박태환은 이 롤링에 커다란 강점을 가지고 있다. ● 타이밍이 좋다 ‘저항이 적다’는 것은 속도를 줄이지 않고 힘을 쓰는 동작으로 연결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타이밍이 좋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이는 풀동작에서 좌우 스트로크 밸런스가 좋아야 극대화시킬 수 있으며, 킥 동작에서 양쪽 다리의 밸런스가 좋아야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 뛰어난 스피드 지구력 장거리 선수라면 장거리 선수에 맞은 지구력이 우선이 될 것이고, 단거리 선수라면 파워가 우선이다. 육상의 경우 중장거리 선수가 마라톤으로 전향해 좋은 기록을 낸다. 스피드가 더욱 중요한 요소이다. 요즘 마라톤 기록을 보면 스피드가 없는 선수는 마라톤에서 좋은 기록을 낼 수가 없다. 수영의 경우 대부분 선수들은 중거리(200m, 400m)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나이가 들면 100m나 200m 선수로 전향하는 경우가 많다. 수영에서는 지구력(근지구력, 심폐지구력)이 기본이 된다는 점이 육상과 다르다. 박태환은 수영 선수 중에서도 뛰어난 심폐지구력과 폐활량을 갖고 있다. 또한 스피드를 낼 수 있는 근육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강한 근육의 근력과 파워로 스피드를 낼 수 있는 것이다. 편집|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손동주 기자 snowpad@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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