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있는김경태의추락

입력 2008-03-2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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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의몰락부진또부진,끝없는추락으로위기
보기, 보기, 더블, 더블. 주말골퍼의 스코어가 아니다. ‘한국의 우즈’라는 찬사를 받으며 데뷔 첫해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의 역사를 새로 쓴 ‘괴물’ 김경태(21·신한은행·사진)의 스코어다. 김경태는 23일 중국 상해 실포트 골프장에서 끝난 KPGA 코리안투어 시즌 개막전 한-중투어 KEB 인터내셔널(총상금 3억원)에서 충격적인 스코어(2라운드 합계 13오버파, 157타)로 컷 탈락했다. 16일 끝난 유러피언투어 밸런타인챔피언십에서도 예선통과자 67명 중 62위에 그쳤다. 김경태에게는 치욕적인 성적이다. 대회 직후 김경태는 “거리를 늘리기 위해 스윙교정을 실시했으나 오히려 역효과가 생긴 것 같다”고 부진에 대해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심리적인 불안에 의한 스트레스”를 가장 큰 이유로 손꼽았다. 루키 시절 각종 기록을 갈아 치우며 톱스타로 성장한 부담이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교시절 김경태를 가르쳤던 신성고의 김경태 감독은 “성격이 다소 내성적인 탓에 스트레스를 받으면 잘 풀지 못한다. 더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비롯된 정신적인 스트레스 때문에 생기는 현상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덧붙여 김 감독은 “이런 모습은 처음이다. 고교시절 체력적인 부담으로 이따금 난조를 보인 적은 있지만 이렇게 심하게 무너진 것은 처음 본다. 하지만 부상이나 체력적인 문제가 아닌 만큼 곧 정상 컨디션을 되찾아 예년의 기량을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계훈련에 대한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데뷔 후 많은 대회를 소화하면서 체력적으로 부담을 느꼈던 김경태가 동계훈련 기간동안 체력 훈련 대신 아시안투어에 출전한 것이 컨디션 조절의 실패로 이어져 스윙이 무너졌다는 것이다. 지난해 KLPGA의 신지애(20·하이마트)와 함께 쌍벽을 이루며 국내 프로골프의 돌풍을 일으켰던 김경태의 몰락이 올 시즌 KPGA투어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지 주목된다. 주영로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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