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축구>지성은없었다…답답한90분許탈한0:0

입력 2008-03-2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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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파·크로스 번번이 막혀… 박주영·조재진 마저 고립 결과적으로 ‘박지성 시프트’는 없었다. 박지성이 26일 오후 8시(한국시간) 중국 상하이 홍커우경기장에서 벌어진 한국과 북한과의 2010년 남아공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에 왼쪽 날개로 선발 출전했으나 이렇다할 활약을 보이지 못했고 팀은 0-0으로 비겼다. 허정무 감독은 이날 박지성을 왼쪽 날개로, 박주영을 처진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시켰다. 북한이 수비 위주로 나올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활동량 많은 박지성으로 하여금 상대 측면을 공략하고, 박주영에게는 2선 침투의 임무를 맡긴 것이다. 그러나 영국에서 13시간 이상 비행기를 타고 중국까지 오느라 시차적응에 실패한 탓일까. 박지성의 몸은 경기 내내 무거웠다. 측면에서 북한 수비수들과 경합할 때는 특유의 총알같은 탄력이 없어 주력에서 상대를 압도하지 못했고 문전으로 올리는 크로스 역시 날카롭지 못했다. 전반에 박지성이 상대 측면을 교란하지 못하자 중앙의 조재진과 박주영은 자연스레 고립됐다. 후반 들어서도 답답한 경기는 계속됐다. 북한은 후반 들어 더욱 수비를 공고히 했다. 북한은 한국이 공을 잡으면 정대세 외에는 모두 미드필드 아래로 내려오는 인해전술을 사용했고공간을 찾지못한 한국 공격수들은 쉽게 문전으로 접근하지 못했다. 북한이 이처럼 철저하게 수비로 나올 경우 경기를 풀어줘야 하는 것 역시 박지성의 몫이었지만 이마저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박지성은 후반 30분 박주영의 패스를 받아 문전 앞에서 찬스를 잡았으나 뒤돌아서지 못해 슛까지 연결하지 못했고, 후반 32분에는 염기훈에게 내준 2대1 패스가 너무 높아 또 다시 좋은 찬스가 무산됐다. 체력이 떨어진 탓인 지 후반 막판에는 몇 차례 공을 잡아보지도 못했다. 박지성은 이날 유독 포지션 변화가 심했다. 박지성은 후반들어 염기훈이 투입되면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자리를 옮겼고, 후반 중반 한태유가 설기현 대신 들어가면서 다시 측면으로 빠졌다. 이날은 박지성의 포지션에 따라 팀 전술이 바뀌는 ‘박지성 시프트’가 아니라 박지성이 팀 전술에 따라 이리저리 자리를 옮겨다닌 셈이다. 이날 한국 교민들은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는 박지성이 볼을 잡으면 일어서서 박수를 보내며 환호했다. 그러나 힘찬 박수소리가 박지성의 무딘 움직임과 대비돼 아쉬웠다. 상하이(중국)= 윤태석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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