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PO관전포인트2제]신-구신인왕‘빅뱅’

입력 2008-03-2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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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만났다. 그러나 어쩌면 ‘잘못된 만남’일지도 모른다. 2007-2008남자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PO)는 초장부터 각팀의 얽히고설킨 인연으로 인해 코트 안팎에서 흥미로운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정규시즌 4위 안양KT&G와 5위 서울SK가 29일, 3위 서울삼성과 6위 창원LG가 30일부터 3전2선승제로 맞붙어 각각의 승자가 이미 4강 PO에서 기다리고 있는 1위 원주동부, 2위 전주KCC의 파트너로 나서게 된다. 특히 LG 신선우 감독과 삼성 이상민은 현 소속팀으로 옮기기 직전까지 KCC 소속으로 한솥밥을 먹은 사이라 묘하다. ‘범현대가’의 일원인 신 감독과 이상민 가운데 누구든 4강 PO에서는 실업농구 기아의 전성시대를 이끌었던 허재 KCC 감독을 상대로 일전을 벌이게 된다. ○ 얄궂은 만남 - ‘KCC 일가’의 정통성 경쟁? 신 감독과 이상민은 1997-1998시즌부터 2004-2005시즌까지 8시즌을 감독과 선수로 KCC에서 함께 지내는 동안 3차례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게다가 KCC의 전신은 실업농구 현대전자다. 사제지간으로 입장은 다르지만 두 사람은 공히 ‘범현대가’로 분류된다. 그러나 2004년 4월 ‘농구 대통령’ 허재가 원주TG에서 은퇴하면서 ‘현대맨’으로 영원할 것같던 신 감독과 이상민의 운명도 뒤틀렸다. 2004-2005시즌 후 재계약에 실패한 신 감독이 먼저 LG 사령탑으로 옮겨가자 KCC는 기다렸다는 듯 허재를 감독으로 영입했다. 그리고 2년만에 이상민은 FA 서장훈의 ‘유탄’을 맞고 삼성으로 이적하는 신세가 됐다. 신 감독은 최강 동부를 피하기 위해 정규시즌 막판 4위 자리를 던지고 6위를 택했다. 공교롭게도 6강 PO에는 제자 이상민, 4강 PO에는 용산고 후배인 허 감독이 버티는 대진이다. 이상민은 명예회복이 최우선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가드이자, 여전히 프로농구 최고의 인기스타로 인정받고 있는 그에게 서장훈의 보상선수로 자신을 내준 KCC는 단순히 친정으로만 여길 수 없는 곳이다. 이상민 역시 LG를 먼저 넘어야 한다. ○ 숙명적 만남 - 신·구 신인왕의 ‘맞대결’ KT&G 주희정은 2년 연속 도움왕에 오른 특급 가드다. 고려대를 중퇴하고 97년 프로에 뛰어들어 KBL 첫 신인왕의 영예를 누리기도 했다. 주희정의 부산 동아고 후배인 SK 김태술은 이번 시즌 신인왕에 오른 당찬 루키다. 게다가 이번 시즌 도움 순위에서 0.01개 차이로 주희정이 1위, 김태술이 2위에 올랐다. 주희정이 프로리그 출범과 함께 배출된 ‘사연 많은’ 가드라면 김태술은 대학시절부터 일찌감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프로에 데뷔한 ‘엘리트’ 가드라 표현할 수 있다. 잡초처럼 끈질긴 생명력으로 어느덧 톱가드로 부상한 주희정, SK를 6년만에 PO로 이끈 천부적 재능의 김태술이 펼칠 선·후배 가드 대결은 KT&G-SK의 PO 판도를 좌우할 핵심급소임에 틀림없다. 정규시즌에서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던 두 가드가 6강 PO를 통해 최종적으로 승부를 가리게 됐다. 정재우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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