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개막전4번타자부담감을넘어라

입력 2008-03-2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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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부심 키우되 부담감은 줄여라.’ 이승엽(32·요미우리)이 28일 야쿠르트와의 시즌 개막전에 예상대로 4번 타자로 나섰다.3년 연속 개막전 홈런에 성공하지 못하면서 4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일본의 자존심인 자이언츠 개막전 4번 영광은 3년 연속 변함없이 그의 차지였다. 이승엽의 표현대로 요미우리 4번 타자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2006년 하라 다쓰노리 감독이 용병, 더욱이 한국인 이승엽에게 개막전 4번 타자를 맡겼을 때 구단 고위층에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던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렇기에 이승엽이 4번에 대해 갖는 자부심은 대단하다. 그러나 동시에 이승엽은 부담감도 갖고 있다. “솔직히 말해서 4번 보다는 5번을 맡고 싶은 바람이 있다”고 털어놓은 것도 정신적인 책임감과 중압감 때문이다. “다른 팀도 아닌 요미우리 4번 타자는 부담스러우면서도 대단한 자리”라는 게 그의 말이다. 7시즌 동안 211홈런을 때린 알렉스 라미레스가 지난 시즌 뒤 야쿠르트에서 요미우리로 이적하면서 이승엽과 라미레스의 치열한 4번 경쟁이 예상됐던 게 사실. 그러나 적어도 하라 감독의 마음 속에 ‘이승엽 4번∼라미레스 5번’ 구도는 일찌감치 자리 잡았다는 게 요미우리를 담당하는 산케이스포츠 마츠 아츠이 기자의 분석이다. 이승엽은 요미우리 소속 첫해였던 2006년 중심타선에서 나홀로 활약하며 타율 0.323에 41홈런 ·108타점의 맹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지난해 부상에 부진이 겹치며 타율 0.274에 30홈런·74타점에 그쳤다. 그의 앞에 오가사와라 미치히로라는 빼어난 선수가 영입됐지만 그는 시즌 종반 타순이 7번까지 내려가는 아픔을 맛보기도 했다. 2006년 이승엽은 부담감보다는 자부심이 더 컸고 이는 성적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난해 슬럼프를 겪으면서 몸도 마음도 무거워졌고 4번 자리에 대한 부담감도 더 뼈저리게 느꼈다. 올해 개막전 4번 타자로 나선 이승엽으로서는 자부심은 갖되 부담감은 줄이는 게 중요하다. 도쿄= 김도헌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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