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동났다’…강민호스리런불꽃놀이

입력 2008-04-0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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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개막전 11개월 만에 3만석 매진 로이스터“이날을 영원히 기억할것” 롯데의 홈 개막전을 50분 앞둔 1일 오후 5시40분. 부산 사직구장 매표소 전광판에 ‘매진’이라는 붉은 글씨가 떴다. 지난해 5월 20일 한화전 이후 11개월 여 만의 첫 매진. 수천 명이 표를 구하지 못해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사직 구장에 다시 야구가 시작됐다. ‘신문지 응원’이 펼쳐진 관중석은 회색빛으로 물결쳤고, 폭죽이 터지는 하늘에는 ‘부산 갈매기’가 울려 퍼졌다. 관중들과 선수들이 하나가 된 축제. 그 결과물은 롯데의 8-4 승리였다. 선수들은 달라졌고, 팬들은 변하지 않았다. 뀫큰 절 올린 마해영, ‘돌아왔다 부산항에!’ 마해영(38)이 큰 절을 했다. 지난달 30일 대전 한화전에서 쐐기 솔로포를 쏘아올린 뒤 “부산 팬들 덕분에 이 자리에 섰다”며 격한 감정을 토로했던 마해영이었다. 그라운드에 엎드린 ‘돌아온 장고’를 향해 3만 관중이 우레와 같은 환호를 보냈다. 마해영은 4회 1사 1·2루에서 병살타로 물러났다. 하지만 관중들은 연신 “괜찮아! 괜찮아!”를 외쳤다. 뀫관중들 열기에 SK 선발 쿠비얀도 ‘주눅’ 0-1로 뒤진 1회 첫 공격. 톱타자는 정수근이었다. “훈련을 많이 한 팀을 이기고 싶다”던 그는 ‘꿈에서도 방망이를 돌린’ SK와의 경기 첫 타석부터 우측 펜스를 맞히는 2루타를 때려냈다. 한국 무대 데뷔전에 나선 SK 다윈 쿠비얀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4번타자 이대호는 쿠비얀이 자초한 무사 만루에서 가볍게 2타점 적시타를 만들어냈다. 다음 타자는 한화전 역전 3점포의 주인공 카림 가르시아. ‘가∼르시아! 가∼르시아!’ 응원 소리와 함께 또다시 적시타가 터졌다. 뀫 롯데의 강민호! 롯데의 ‘보배’ 강민호가 타석에 들어선 건 이어진 무사 1·2루. 관중들은 어김없이 ‘강민호송’을 부르기 시작했다. “롯데의 강민호∼ 롯데의 강민호∼ 오오오오∼.” 강민호는 쿠비얀의 바깥쪽 높은 직구(144km)를 밀어쳤고, 타구는 우측 담장 끝을 넘어갔다. 올 시즌 2호 홈런이자 승리에 일찌감치 쐐기를 박는 3점포. ‘강민호송’은 더 커졌다. 강민호는 경기 후 “사직구장 홈 개막전에서 홈런을 쳐서 기쁘다. 로이스터 감독이 같은 팀에 있다는 게 행운”이라며 기뻐했다. 쿠비얀은 교체되면서 투수코치에게 볼을 건네는 것조차 잊었다. ‘국민 우익수’ 이진영은 다 잡은 타구를 눈 앞에서 놓쳐 2점을 더 내줬다. 지난해 롯데에 4승14패 수모를 안겼던 SK. 3만 관중이 ‘열 한번째 선수’가 되어 SK의 혼을 빼놨다. 뀫 로이스터, “이 날을 영원히 기억하게 될 것” 제리 로이스터(54) 감독은 경기 전 ‘흥분된다(Exciting)’는 단어를 여러 차례 사용했다. “팬들은 우리 팀의 마지막 한 조각”이라고 표현했고, “팬들과 우리가 원하는 게 같은데 (그들의 열성이) 부담될 게 뭐가 있느냐”고 말했다. “지난해의 롯데와 지금의 롯데는 완전히 다르다”는 자신감 덕분이었다. 그런 그도 사직구장의 열기에 깜짝 놀랐다. 경기 후 그는 “미리 전해 듣긴 했지만 이 정도인 줄은 몰랐다”면서 “우리 팀은 귀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 날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중앙 지정석에 앉은 한 관중은 이런 플래카드를 들고 있었다. ‘도전하라! 한번도 좌절하지 않은 것처럼!’ 기분 좋은 개막 3연승과 함께 롯데의 재도전이 시작됐다. 사직=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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