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희·희”…빅포본색

입력 2008-04-0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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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전역전투런포작렬…타격부진도한방에날려
경기 전 배팅 케이지 뒤편에서 야수들의 프리배팅을 관찰하던 박흥식 KIA 타격코치의 표정은 겉으로 봐서는 무덤덤하기만 했다. 취재진과 대화를 주고받으면서도 여유를 잃지 않으려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누가 보더라도 박 코치의 속이 그리 편할 리는 없었다. 개막 3연패를 하는 동안 팀득점이 고작 석점, 팀타율은 0.149에 불과했다. 다행히 4번째 경기였던 2일 두산과의 시즌 2차전에서 11안타로 6-2 승리를 거둬 연패에서도 탈출하고 타선의 부활 가능성도 확인했으나 여전히 안심할 수는 없는 처지. 특히나 중심타선은 좀처럼 화력을 되찾지 못하고 있었으니 ‘석점 라이온즈’의 타격코치로 있다가 올해 KIA로 옮겨온 박 코치로서는 속이 탈 수밖에. 박 코치의 근심을 눈치챘을까. KIA 중심타선은 3일 두산과의 시즌 3차전에서 마침내 터졌다. 3번 이현곤과 4번 장성호가 2안타씩을 뽑았고, 5번 최희섭은 자신의 시즌 첫 홈런을 역전결승포로 장식했다. 0-3으로 뒤지던 4회 1사 후 이종범의 내야안타에 이어 이현곤의 우전안타, 장성호의 우익선상 2루타가 이어져 2-3으로 추격한 가운데 1사2루서 타석에 들어선 최희섭은 절친한 사이이기도 한 두산 선발 이승학을 상대로 볼카운트 1-0에서 몸쪽으로 붙은 시속 129km짜리 슬라이더를 받아쳐 광주구장 우측외야펜스를 훌쩍 넘어가는 투런아치를 그렸다. 스프링캠프 도중 원인 모를 두통으로 2차례(1월 말·2월 말)에 걸쳐 중도귀국했던 최희섭으로선 건재를 알리는 마수걸이 홈런 한방이었다. 물론 최희섭이 완전히 타격감을 찾은 것은 아니다. 2일 첫 안타와 첫 타점을 신고했고, 3일 첫 홈런을 뽑아냈지만 개막 이후 이날 경기까지 포함해 5게임에서 19타수 2안타(0.105) 1홈런 3타점으로 아직도 이름값에 걸맞는 활약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안정된 투수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처지는 타력이 살아나야만 KIA가 4강 후보다운 저력을 발휘할 수 있기에 최희섭의 분발은 절실하다. 경기 후 박흥식 코치는 “최희섭은 현재 볼을 받쳐놓고 치지 못하고 몸이 앞쪽으로 쏠리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스윙이 커져 짧게 치라고 주문하고 있다. 훈련량이 부족해 자신감도 좀 결여된 것 같은데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 충분히 해결할 걸로 본다”고 설명했다. 최희섭 역시 “중심타선 역할을 조금이라도 해 만족스럽고 무엇보다 팀이 이겨서 기쁘다. 아직 스스로 만족할 수 없다. 훈련량도 많이 부족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은데 조급해하지 않고 페이스를 찾아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광주=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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