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성 이상민(36)은 올 시즌을 앞두고 10년간 몸담았던 전주 KCC를 떠났다. KCC에서 은퇴하겠다는 각오로 연봉 1억2000만원 삭감안까지 받아들인 직후였다.
그러나 KCC는 자유계약선수(FA) 서장훈을 영입하면서 이상민을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했고, 삼성은 기다렸다는 듯 ‘전국구 스타’를 데려갔다. 이상민은 삼성 입단 기자회견에서 기어이 울먹였다.
그래서 더 통쾌한 ‘카운터 펀치’였다. 삼성과 KCC의 2007-2008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1차전. 이 날의 주인공은 단연 이상민이었다. 이상민은 서장훈과 옛 동료들의 눈 앞에서 양 팀 국내 선수 가운데 최다인 17득점을 올리며 96-80 승리를 이끌었다. 역대 4강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할 확률은 81.8
이상민은 22-23으로 뒤진 2쿼터부터 투입됐다. 그의 등장과 함께 삼성의 공격은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전주실내체육관은 이상민에게 잠실실내체육관보다 더 익숙한 장소. 3점슛, 가로채기, 속공에 이은 레이업슛을 연이어 성공한 이상민은 빅터 토마스에게 그림 같은 앨리웁 패스를 연결하며 펄펄 날았다. 이상민은 3쿼터 들어서도 득점에 가속도를 붙였다. 2점슛 성공률 100 자유투도 6개 중 5개를 넣었다. 점수 차가 20점까지 벌어진 4쿼터에는 55초 만에 승리를 결정짓는 3점 축포를 쐈다.
반면 서장훈은 삼성의 집중 수비에 막혀 2득점·8리바운드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또 3쿼터 종료 직전 상대 선수가 파울을 범했다며 심판에 항의하다 퇴장당했다. 분을 이기지 못한 서장훈은 목 보호대를 벗어던지며 거칠게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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