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철감독과문용관감독의다른화법

입력 2008-04-0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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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김호철“자만심금물”…대한항공문용관“자신감배가”
김호철(53) 현대캐피탈 감독과 문용관(47) 대한항공 감독의 화법은 사뭇 대조적이다. 문 감독은 조곤조곤하고 침착하게 말을 이어가는 스타일이다. 경기를 앞두고 상대 전력을 깎아내리는 발언도 최대한 삼간다. 반면 김 감독은 꽤나 직설적이다. 공식 인터뷰에서도 거침없는 언변으로 기자들을 당황케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PO 1차전에서 대한항공에 패배한 후 “1차전에서 진 팀이 챔피언 결정전에 올라간 경우가 없지 않느냐”고 기자들이 묻자 “그럼 그렇게 되겠죠"라고 퉁명스레(?) 답하는 식이다. 그러나 PO 3경기를 치르는 동안 두 감독의 말투는 조금 달랐다. 문 감독은 1차전을 앞두고 “상대 공격이 모두 눈에 보인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로드리고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며 상대 자존심을 건드리기도 했다. 김 감독은 어찌된 일인지 웬만한 질문에는 입을 꾹 다물었다. 어떤 전략으로 대한항공에 맞설 것이냐고 물어도 “보비가 제 실력만 발휘하면 우리는 막을 방법이 없다”고 꼬리를 내렸다. 이유는 뭐였을까. 속내를 들여다보면 언론의 인터뷰가 선수들의 심리에 미칠 영향을 간파한 두 감독의 의도를 읽을 수 있다. 대한항공은 프로배구 출범 후 단 한번도 챔피언 결정전에 오른 적이 없다. 큰 경기 경험이 없다는 것이 대한항공의 최대 아킬레스건이었다. 문 감독은 신문 지면을 통해서라도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키워주고 싶었다. 3시즌 연속 챔피언 결정전에 올라 두번이나 우승을 맛봤던 김 감독은 반대로 선수들이 자만할까봐 걱정이었다.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1차전에서 이겨도 2, 3차전 모두 져서 떨어지는 것이 단기전이다. 끝까지 방심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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