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정수근이본‘로이스터매직’

입력 2008-04-0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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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의 초반 돌풍이 휘몰아치고 있다. 7일까지 6승2패로 삼성과 공동선두를 이루다 8일 삼성과의 ‘달구벌 빅뱅’에서 쾌승을 거두며 7승2패로 단독선두로 나섰다. 롯데는 개막 2연전에 지난해 3위 한화를 만나야했고, 곧바로 지난해 챔프 SK를 맞이해야했다. 그리고 지난해 5승3무10패로 절대열세였던 LG와 상대해야 했고, 이번에 우승후보 삼성과 맞닥뜨렸다. 그러나 한화를 연파하더니 SK와 LG를 2승1패로 꺾었다. 이어 이날 삼성과의 3연전 첫머리마저 화끈한 승리로 장식했다. 시즌 초반 롯데의 선두질주를 이끌고 있는 ‘검은 갈매기’ 제리 로이스터 감독(사진). 주장 정수근의 목소리를 통해 ‘로이스터 매직’의 한 단면을 들여다본다. ○ “오늘도 잘 부탁합니다” 로이스터 감독은 경기 전 롯데 선수들과 미팅을 할 때 “오늘도 잘 부탁합니다”라며 인사를 한다. 감독이 ‘절대왕권’을 휘두르고 있는 한국적 정서에서는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한국 감독들 중에는 위압적이거나 권위적인 감독도 더러 있다. 로이스터는 ‘경기는 선수가 하는 것’이고 ‘경기의 주인공은 선수’라는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 롯데 선수들은 주인의식과 책임감을 갖고 경기에 임하고 있다. ○ “타점을 올려서 돈을 벌어라” 로이스터 감독은 “아직 모든 팀을 상대하지 않았지만 한국야구의 스타일은 스몰볼인 것 같다”고 말했다. 감독의 작전으로 점수를 짜내는 ‘스몰볼’이 최근 한국프로야구의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무사 1루 찬스를 잡으면 국내 타자들 대부분은 감독의 작전을 기다리느라 초구를 그냥 흘려보낸다. 한마디로 벤치의 눈치를 본다. 그러나 로이스터는 롯데 선수들에게 “좋은 공이 오면 초구부터 마음껏 휘두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프로선수라면 타점을 올려야 돈을 번다. 돈을 벌어라”고 격려한다. 삼진을 당하더라도 자신감 있는 스윙을 하라는 주문이다. 롯데 타자들은 주자를 보낸답시고 자신의 스윙을 하지 못할 때 혼난다. ○“몸에 공을 맞아도 주저앉지 마라” 로이스터 감독은 “상대투수의 투구에 맞았다고 주저앉으면 상대에게 약하게 보인다. 죽을 만큼 아프지 않으면 무조건 1루로 뛰어가라”고 독려한다. 아무리 변화구라도 몸에 맞으면 눈물이 날 만큼 아프게 마련. 정수근은 “한국타자들은 트레이너가 달려나와 스프레이를 뿌려줘야 일어서서 부축을 받고 나간다. 그러나 이런 일련의 과정을 생략하면서 롯데선수들은 더 강해지고, 상대에게 더 강해보인다. 그리고 불필요한 경기지연도 없다”고 설명했다. 롯데 선수들은 에너지가 넘치고, 경기는 박진감이 넘친다. 그래서 롯데팬들은 롯데경기에 더욱 미치고 있다. 정수근은 “로이스터 매직이라는 말이 맞다. 팬들뿐만 아니라 선수들도 모두 마술에 걸렸다”고 말했다. 대구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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