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스터·선동열‘훈훈했던첫만남’

입력 2008-04-09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삼성 선동열(45) 감독은 6일 홈인 대구구장에서 먼저 훈련을 끝낸 뒤 원정팀 롯데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더니 롯데 제리 로이스터 감독에게 다가가 인사를 건넸다. 한국의 정서대로 연장자인 로이스터 감독에게 먼저 고개를 숙이자 로이스터 역시 반가운 표정으로 악수를 건넸다. 선 감독은 모자를 벗고 허리까지 숙여 로이스터 감독의 손을 잡은 뒤 “외국 감독으로서 처음부터 이렇게 팀을 잘 이끌어 가기가 힘든데 후배로서 보기 좋고 앞으로도 계속 잘 해주시기를 바란다”고 인사했다. 로이스터 감독의 보좌관인 커티스 정이 중간에 통역을 해주자 로이스터 감독도 “8게임에서 6승2패를 거두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라며 겸손하게 웃었다. 선 감독은 “메이저리그에서 쌓은 좋은 경험을 선수들에게 많이 가르쳐 한국야구 발전에 도움을 주기 바란다”고 부탁했다. 로이스터 감독은 기분좋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선 감독에게 “Good Luck(행운을 빈다)”이라고 답례했다. 덕아웃에 들어선 로이스터 감독은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에 감독으로 오기 전에 삼성 라이온즈밖에 들어보지 못했다”면서 “미국에는 선후배의 질서가 사실 없다. 각 구단 감독들을 만나고 인사를 하는데 선 감독이 제일 칭찬을 많이 해주는 것 같다. 또 먼저 나와 인사해줘 고맙다”며 다시 한번 기분 좋은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선 감독이 한국 최고투수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비록 적장으로 만났지만 상대를 존중해주는 모습에서 모처럼 프로야구에 훈훈한 정을 느낄 수 있었다. 대구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