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s골프다이어리]

입력 2008-04-0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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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엔 샤방샤방 블라우스, 꽃무늬 원피스 나풀대고, 처녀도 아닌 M여사의 맘속에 어느덧 바람이 들어온다. 왠지 모를 그리움이 몰려온다. 과연 그녀는 무엇을 원하는 걸까? 20대, 인생에 봄날. 무엇이든 가능했다. 김태희처럼 예쁘지는 않지만 뭐 그런 대로 볼만 했던 것 같다. 20대 청춘, 그 이름만으로도 아름다운 나이 아니던가? 가장 황홀하고 즐거웠던 시절, 말 그대로 화려한 싱글이었다. 30대, 여름날의 뜨거운 태양처럼 살다. 남편을 만나 열정적으로 사랑하고 , 또 가열 차게 딸, 아들 낳았다. 좋은 남자 만나 시집가는 것이 꿈이었는데, 다행히 지금 남편은 착하다. 뭐니 뭐니 해도 골프를 시작하라고 처음 권한 사람이고, 골프채도 사주고 딴 건 몰라도 라운드 가는 건 무조건 오케이다. 왜냐고? 그래야 자기도 편하게 가니까 ㅎㅎ. 40대, 인생의 수확, 골프를 만나다. ‘세상에 이런 재미없는 스포츠를 봤나’하던 그녀, 어느새 “골프밖에 난 몰라∼”로 바뀌었다. 전화벨소리만 울려도 혹시? 라운드가자는 전화 ㅎㅎ 라운드 날짜 잡히면, 마치 계 타는 날처럼 흥분한다. 아∼ 시간아 빨리 빨리 흘러라. 50대, 스케줄의 여왕이 되다. 군대간 아들 휴가날짜랑 라운드 날짜 겹치지 않게 조절하기. 정기 라운드 날짜에 경조사 겹치면 미리 앞당겨 챙겨주기. 딸아이 배낭여행과 내 동계투어, 그리고 남편 전지훈련(무슨 자기가 프로라고 꼭 전지훈련 이란다)에 부부동반 해외투어 스케줄 잡기.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환상이다. 골프는 그녀를 스케줄의 여왕으로 만들었다. 아니 골프가 그녀를 계획적으로 만든 건지 모른다. 뭐든 어떠하리. 골프와 엮일 수만 있다면 ㅎㅎ 다시. 봄..... 그녀는 무엇을 원하는 걸까? 엄마로, 아내로, 주부로서가 아니라, 당당히 내 인생에 내 이름을 건 도전을 하고 싶다. 골프 8년차, 안정적인 80대초. 이제 싱글을 꿈꿔도 되지 않을까? 이제 그녀는 새로운 인생에 봄날을 기다린다. 다시 싱글이 되고 싶다. 화려한 싱글!! - 박 희 방송 PD출신으로 산책과 요가를 즐기고 언제나 굿샷을 날리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영원한 골프마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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