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최종예선‘깜짝’발탁…“홍성흔과맞바꾸려했다”
국가대표팀 사령탑을 겸임하고 있는 김경문 두산 감독이 롯데 김주찬에 대한 ‘짝사랑’을 시인했다. 지난달 대만 타이중에서 열린 베이징올림픽 최종예선에 ‘깜짝’ 대표로 발탁했던 김주찬을 트레이드를 통해 두산으로 데려오려고 시도했던 사실을 공개했다.
김 감독은 9일 잠실 한화전을 앞두고 “김주찬은 주루 센스가 뛰어난 선수다. 2루를 돌아 3루로 뛰는 능력은 국내 어떤 선수보다 훌륭하다. 송구 동작에 결점이 있어 내야수로 활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외야수로는 송구의 정확도가 뛰어나다”고 평가한 뒤 구체적인 시기는 언급하지 않은 채 “사실 홍성흔과 맞바꾸려고 했다”고 밝혔다.
2000년 충암고를 졸업하고 삼성에 입단하면서 프로에 데뷔한 김주찬(27)은 이듬해 1월 롯데로 트레이드됐고, 지난해까지 프로 7년간 두 차례(2004·2007년) 규정타석을 채웠을 뿐 그다지 두드러진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그러나 유독 발 빠르고 기민한 선수를 선호하는 김경문 감독의 눈에 들어 대표팀에 선발됐고 타이중 최종예선(3월 7∼14일)에서 16타수 10안타(타율 0.625) 5타점 3도루로 기대 이상으로 선전했다. 일약 ‘김경문호의 신데렐라’로 떠오른 그는 최종예선 이후 탄력을 받은 덕분인지 8일 대구 삼성전까지 올 시즌 9경기에서 39타수 14안타(타율 0.359) 7득점 5도루, 출루율 0.409로 정수근과 더불어 롯데 공격의 첨병으로 만점활약을 펼치고 있다.
전반적인 타선 침체로 연패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는 김 감독의 눈에는 ‘남의 떡’이 커 보일 수도 있는 시기이지만, 김주찬은 손에서 ‘놓친 떡’일 수도 있기에 아쉬움은 더한 듯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현재 김 감독의 손 안에 든 ‘또 다른 떡’은 과연 어떻게 처리될지 여러모로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한다.
잠실=정재우기자 ja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