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삼성신영록,교체직전2골“신났다”

입력 2008-04-1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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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승리찬가독주곡…“경기전아버지중거리슛주문통해”
서울 FC-수원 삼성전 후반 6분. 수원 차범근 감독이 선수 교체를 결심한 가운데 공격수 서동현을 대기심 쪽으로 내보냈다. 계속 밀리는 경기에서 뭔가 변화를 줄 돌파구가 필요했고, 공격수를 바꿔보려는 의도였다. 교체 대상은 신영록(21)이었다. 하지만 바로 그 순간이었다. 신영록은 이런 차 감독의 의도를 알아차린 듯 항거의 몸짓을 보냈다. 에두의 패스를 받은 그는 아크 정면에서 강한 오른발 슛을 날렸고, 볼은 서울 골키퍼 김호준이 손도 댈 수 없을 정도로 강력했다. 골네트가 출렁이는 것을 확인한 신영록은 곧바로 벤치로 달려가 차 감독의 품에 안겼다. 서동현은 곧바로 이관우와 교체됐다. 신영록은 그렇게 살아났다. 경기 후 신영록은 “발등에 정확히 맞아 골키퍼가 막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감독에게 안긴 이유를 묻자 “좋은 골로 보답하고 싶었는데, 멋진 골이 들어가 너무 기뻤다”고 설명했다. 그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자신감이 붙은 신영록은 전방에서 종횡무진하다 정확히 11분 뒤 또다시 강력한 오른발슛으로 두 번째 골을 작렬시켰다. 올시즌 3호 골. 그야말로 프로 6년차 신영록의 날이었다. 사실 수원의 이날 전반전은 졸전에 가까웠다. 전반 내내 상대의 강한 압박과 수비수 뒷공간으로 빠져드는 스루패스에 힘 한번 못쓰고 시종 움츠렸다. 미드필더와 공격수간 공간이 많이 벌어졌고, 측면 플레이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공격다운 공격 한번 펼치지 못했다. 그런데 후반들면서 상황은 급반전됐다. 미드필드 플레이가 살아났고, 패스의 성공률도 높아졌다. 특히 신영록의 눈부신 플레이가 가장 돋보였다. 신영록은 “오늘 경기는 라이벌전인 만큼 많은 준비를 했다. 전반에는 밀렸지만, 골에 대한 욕심은 계속 가지고 있었다. 특히 아버님이 경기 전 중거리슛을 많이 날리라고 했는데, 그것이 주효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수원의 승리 찬가를 맨 앞에서 부른 신영록이 있기에 수원의 질주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상암= 최현길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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