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넘어세계전설되려면잦은출장·강한개성절실

입력 2008-04-14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세계 최고의 클럽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27)에 대한 팬과 매스컴의 평가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박지성이 긱스의 뒤를 잇는 훌륭한 재목이지만 실력이 저평가됐다는 시각이고, 다른 하나는 맨유의 다른 선수들에 비해 격이 떨어진다는 냉정한 평가이다. 퍼거슨은 박지성을 영입한 이유가 빠른 스피드로 쉬지 않고 피치를 누비는 그의 엄청난 활동량에 감명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장점이 노쇠해가는 긱스의 대안이 되고 있음을 암시했다. 이런 세계적 명장의 믿음은 시즌 막바지 팬과 매스컴의 이목이 집중된 비중 있는 경기에 잇달아 박지성을 중용함으로써 현재도 진행형임을 보여주고 있고, 향후에도 박지성에 대한 신뢰는 계속될 전망이다. 왜냐하면 박지성에 대해 비판적인 이들 조차도 엄청난 에너지로 팀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고, 아울러 퍼거슨은 한번 신뢰한 선수는 끝까지 믿는 것으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퍼거슨이 영입한 선수 중 최악의 실패작으로 일컬어지는 선수는 560억 원에 사들인 아르헨티나의 후안 세바스티안 베론이다. 타블로이드 신문인 <더 선>의 리포터가 집요하게 베론의 들쭉날쭉한 플레이에 대해 실망했는지를 묻자 퍼거슨은 “무슨 뜻이냐”고 되물었고, 이에 리포터가 “베론의 이적료가 터무니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하자 퍼거슨은 그의 닉네임대로 격노했다. 퍼거슨은 “당장 내 눈앞에서 사라져라. 당신 같은 사람하고는 더 이상 얘기하고 싶지 않다. 베론은 정말 위대한 선수다” 라고 폭발했고, 이에 공포감을 느낀 기자들은 등을 보이고 출구를 찾기 시작했다. 그런 기자들을 향해 퍼거슨은 “너희들은 전부 바보 멍청들이야” 라고 퍼부었는데, 이 일화는 퍼거슨의 선수에 대한 믿음을 보여주는 일화로 유명하다. 박지성은 2005년 12월 22일 붉은 악마 서포터들이 평가한 평가에서 10점 만점에 득점력 7점, 공격력 8점, 수비력 6점, 패싱 및 연결력 9점, 체력 및 태도 10점으로 평균 8점이라는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리고 2006년 맨유 가상 월드컵에서도 호나우두, 루니와 함께 주전 11명의 엔트리에 선발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박지성이 아시아 출신이라는 점이 일정 부문 감안된 것이다. 경기장에서 박지성을 응원하며 부르는 노래들이 상징적으로 아시아나 한국을 상징하는 만화 영화 캐릭터인 홍콩 푸이와 개를 식용으로 한다는 내용과 궤를 같이 한다. 혹시 한국 팬들은 이런 응원 문화에 반감을 가질는지 모르나 적어도 현지 맨유 서포터들은 박지성이 한국이라는 아시아 출신임을 감안한 자극적인 응원 방식의 표현인 것이다. 박지성이 아시아 출신이라는 수식어를 떼고 진정한 세계의 전설이 되기 위해서는 경기에 영향력을 줄 수 있을 정도의 잦은 출장과 팀을 이끌 로이 킨과 같은 강한 개성을 보여주는 것이 절실하다는 매스컴의 지적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박지성에게는 아직 가야 할 길이 조금 더 남아 있다. 요크(영국)= 전홍석 통신원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