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융본지통신원2군방문“승엽,마음의병앓고있다”

입력 2008-04-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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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이상무…평정심찾아라”
이승엽의 전격 1군 탈락 소식을 들은 지 이틀이 흐른 15일 정오쯤 도쿄 요미우리 랜드 2군 연습장을 찾았다. 이승엽은 “오전 9시 30분부터 나와서 훈련을 시작했다”고 했다. 지난달 23일 보스턴전을 앞두고 도쿄돔에서 만난 이후 처음 이승엽과 재회했다. 이승엽과 인사를 나눴다. 곁에 있던 김기태 코치와도 만나 인사를 했다. 요미우리엔 이승엽 외에도 외야수 시미즈가 2군에 있었다. 특별한 부상은 아니었지만 요미우리의 외야 자원이 워낙 풍부한 관계로 2군에 내려가 있는 것이라고 했다. 예전부터 이승엽과 친했던 시미즈는 이승엽을 향해 “릴랙스(Relax), 릴랙스!”라고 거듭 소리쳤다. 이승엽은 2군에 머리를 식히러 왔을 뿐이란 의미였다. 요미우리 2군은 15일부터 17일까지 센다이 원정 중이다. 때문에 2군 감독과 이야기를 나눌 수 없었지만 트레이닝 코치는 “이승엽의 몸 상태는 전혀 문제없다”라고 들려줬다. 한국에서 이승엽의 손가락 부상설이 나도는 모양인데 몸이 아니라 마음의 문제란 점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요미우리 구단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현장 분위기를 느껴보니 이승엽의 2군행은 재충전(refresh)의 배려로 요약할 수 있었다. 규정을 따지면 엔트리 말소 10일 후 복귀가 가능하지만 관건은 이승엽의 심리, 타구의 질과 속도와 코스다. 홈런은 커녕 외야 플라이조차 좀체 나오지 않고, 타순이 4번-5번-6번으로 옮겨가자 초조감이 더해진 듯하다. 시즌은 기니까 일찍 휴식을 주고 재정비를 시키는 쪽으로 요미우리 구단이 가닥을 잡은 듯하다. 예전처럼 이승엽이 자원한 2군행은 아니다. 현장에서 만난 이승엽의 표정은 비교적 평온했다. 아침에 체조와 러닝을 했고, 투수가 던져주는 라이브 배팅에 이어 티배팅까지 소화했다. 작별 인사를 건네고 헤어질 무렵까지 이승엽은 방망이를 휘둘렀다. 요미우리 2군이 센다이 3연전을 마치고 도쿄로 돌아오면 결정되겠지만 2군의 관례에 비춰볼 때 이승엽은 이후 2군과 동행하며 같은 훈련과 실전을 소화할 것이다. 김기태 코치가 보좌하고 있다고 해도 특별 대우는 없을 것이다. 그것이 일본야구 스타일이다. 2군으로 내려가기 전까지 이승엽은 힘이 떨어진 느낌이었다. 도저히 계속 1군에 남아서 경기에 나갈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무리였다. 2군에 머무는 기간, 이승엽의 과제는 흐트러진 타격폼을 바로 잡는 것, 그리고 머릿속 잡념을 비우는 것이다. 이승엽이 평정심에 이어 타격폼까지 되찾았을 때, 현재 요미우리 주력 타선의 페이스가 떨어진다면 복귀는 곧바로 이뤄질 것이다. 하루 만에 해결될 일이야 아니겠지만 심각한 상황은 결코 아니라고 실감한 2군 방문이었다. 도쿄= 김일융 통신원 정리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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