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농구팬외면한‘들쭉날쭉경기시간’

입력 2008-04-1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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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만 원주 시민과 1000만 서울 시민이 화끈하게 한판 붙자.” 급조된 느낌이 들지만 팬들의 관심을 유도하는 ‘흥미로운 제안’임에는 틀림없다. 이계진 의원(원주·한나라당)은 17일 챔피언 결정전 1차전에 앞서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주 팬들을 대표해 우승팀에게 원주축협에서 제공한 원주명품 치악산 한우 한마리를 내걸겠다”며 “대학 후배인 오세훈 서울시장과도 이미 통화했다. 정치인 이 의원이 전면에 나서 ‘30만 원주’와 ‘1000만 서울’의 한판 대결로 이번 챔프전을 몰아가는, 다분히 인위적인 마케팅이지만 이 시도가 색다르게 다가오는 이유는 프로농구 팬 확대 차원에서 별다른 조치도 취하지 못하고 있는 KBL이나 각 구단의 현실인식보다는 그나마 낫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KBL은 이번 챔프전 지상파 중계를 위해 들쑥날쑥한 경기개시시간을 감수하는 융통성(?)을 발휘했다. 대개 프로농구는 평일 오후 7시에 시작하지만 이날 1차전은 오후 6시20분에 시작됐다. 21일(월)과 23일(수) 잠실에서 열리는 3·4차전은 오후 5시15분에 시작하고 25일(금) 5차전 시작시간은 오후 5시50분이다. 평일 퇴근 후 현장에서 직접 게임을 보려는 팬들에겐 ‘오지 말라’고 등을 떠미는 격이다. 비록 전파를 타더라도 일관성 없는 경기개시시간은 안방 팬들에게도 혼란만 줄 수 있다. 원주는 한우를 내걸었고, ‘울며 겨자 먹기’로 뭔가를 내걸어야 할 서울시 입장에서는 ‘불공정한 게임’이 될지도 모르는 ‘깜짝’ 이벤트이지만 그래도 참신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팬의 입장을 고려치 않는 KBL의 처사와는 극명하게 대비되기 때문이다. 원주=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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