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갈매기로가득찬우리의목동

입력 2008-04-1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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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구장 맞아?’ 모처럼 야구장다운 활기가 넘쳤다. 빼곡히 들어찬 관중석에서 우렁찬 응원가가 울려 퍼졌다. 그 노래가 ‘부산 갈매기’였다는 게 유일한 아쉬움이었을 뿐. 우리가 마침내 ‘롯데 특수’를 누렸다. 18일 롯데와의 홈경기에서 목동구장 개장 이후 최다 관중 기록을 세운 것이다. 총 1만4000석 가운데 7797석이 메워졌다. 종전 최다 기록은 1일 홈 개막전에 입장한 4833명. 경기 평균관중이 2812명이었으니 평소의 세 배에 가까운 인원이 평일 저녁 야구장을 찾았다. 예상대로 역시 롯데 팬들이 대부분이다. 롯데는 올 시즌 한 경기 평균관중만 1만9581명에 달한다. 원정경기 평균도 1만5098명으로 압도적이다. 반면 우리는 전날까지 9경기에서 총 2만5306명의 관중을 동원한 게 전부다. 롯데와의 경기가 흥행을 위한 유일한 희망인 셈이다. 우리는 이번 3연전에서 8년째 의식불명상태로 누워있는 롯데 임수혁을 기억하는 ‘리멤버 더 히어로’ 행사를 마련했다. 임수혁을 돕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지만 확실히 롯데팬들의 향수를 자극할 만한 이벤트이기도 하다. 진풍경도 펼쳐졌다. 목동은 대구구장처럼 3루쪽 응원석을 홈팀, 1루쪽을 원정팀이 쓴다. 1루 덕아웃을 홈팀이 쓰는 잠실과는 다르다. 그러니 목동을 처음 찾는 롯데팬들은 습관처럼 3루 출입구로 입장했다가 다시 1루 쪽으로 삼삼오오 이동하곤 했다. 경기 시작 직전까지 3루에서 1루로 향하는 줄이 끊이지 않은 이유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고 했나. 어쨌든 우리는 평소보다 많은 입장 수입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19일과 20일은 주말 경기라 1만 관중 돌파까지 내다볼 수 있다. 하지만 마케팅마저 다른 구단의 힘을 빌려야 하는 현실 앞에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우리 구단이다. 목동=배영은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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