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스터,정수근과하이파이브한까닭

입력 2008-04-2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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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조성환(32). 부리부리한 눈매와 각진 턱에서 강한 카리스마를 풍기는 그의 별명은 ‘군기 반장’이다. 동료들의 신망이 두터운 것은 물론 다른 팀 후배들까지 그를 찾아와 고민을 털어놓곤 한다. 구단 관계자들은 그를 두고 “유력한 차기 주장 후보”라고 입을 모은다. 그런 조성환이 19일 목동 우리전 직후 ‘굴욕’을 당했다. 5-2로 기분 좋게 승리한 뒤 제리 로이스터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기 위해 맨 앞에 선 것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감독이 조성환을 밀치고 정수근과 먼저 손바닥을 부딪치는 게 아닌가. 이 날 4타수 2안타 3타점을 기록한 수훈 선수였는데도 말이다. 이유는 단 하나. 정수근이 ‘주장’이어서다. 로이스터 감독은 20일 경기 전 ‘조성환 굴욕 사건’의 이유를 묻자 “정수근과 가장 먼저 하이파이브를 한 이후 경기가 잘 풀리고 있다. 정수근이 주장이기도 하니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섭섭해도 어쩔 수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조성환은 “아무리 굴욕을 당했어도 내년 주장에 전혀 관심이 없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오히려 “무조건 정수근을 2년 연속 주장으로 밀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수근이 주장 노릇을 너무 잘해서? 그건 아니다. “감투를 씌워놔야 해요, 감투를. 주장이 아니라면 저렇게 열심히 하겠어요?” 꼭 ‘주장’이어야만 하는 이유도 있다. 총무 자리는 ‘돈이 오가기 때문에’ 아무래도 불안하단다. 내년이면 정수근의 프리 에이전트(FA) 계약이 만료되지만 “계속 주장을 맡긴다면 미안해서라도 팀을 못 떠날 것 아니냐”는 해석까지 곁들였다. 목동=배영은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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