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디…버디…버디…‘탱크’최경주의버디쇼

입력 2008-04-20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최경주SKT오픈우승…국내대회통산13승“톱랭커는달라”
한마디로 무서운 적응력이었다. ‘탱크’최경주(38·나이키골프)가 한국프로골프(KPGA) SK텔레콤오픈(총상금 6억원)에서 화려한 버디쇼를 선보이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지난해 10월 신한동해오픈 우승 이후 6개월만의 국내대회 우승이며 국내 통산 13승째다. 20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장 오션코스(파72·7275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라운드에서 최경주는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잡아내는 완벽한 경기 운영으로 4라운드 합계 16언더파 272타를 기록하며 우승, 세계 톱 랭커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선보였다. SK텔레콤 오픈 우승은 2003년과 2005년 이후 이번이 세 번째다. 마스터스의 아쉬움을 달래려는 듯한 최경주의 매서운 샷은 대회 마지막 라운드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3라운드에서 강성훈(21·신한은행), 강경남(25·삼화저축은행)과 나란히 10언더파를 기록하며 공동 1위 그룹으로 출발한 최경주의 질주는 3번홀(파3, 230m)에서부터 시작됐다. 강성훈과 강경남이 파 퍼트에 실패하면서 보기를 기록한데 반해 최경주는 어프로치 샷을 핀에 붙이면서 가볍게 파를 기록, 기싸움에서 앞서나갔다. 이후 4번홀, 6번홀, 8번홀, 9번홀에서 버디를 잡아내 전반에만 5언더파를 기록, 버디와 보기를 반복하며 중압감에 흔들리던 강성훈과 강경남을 확실하게 압도했다. 승부는 최경주가 1라운드를 마치고 예견했던 것처럼 퍼트에서 결정됐다. 최경주는 6번홀(파4), 8번홀(파3), 9번홀(파5)에서 5m 거리의 제법 긴 버디퍼트를 성공시키는 절정의 퍼트 감각으로 승부에 쐬기를 박았다. 강경남(12언더파, 276타)은 전반에 버디 2개와 보기 2개를 기록하며 이븐파로 마친 후 후반들어 12번홀과 14번홀에서 버디를 기록하며 반격을 시도했지만 더 이상 타수를 줄이지 못해 전세를 뒤집는데 실패했다. 3라운드에서 8언더파를 기록하며 공동 4위로 1위 그룹을 바짝 추격했던 레티브 구센(남아공)은 마지막 라운드에서 3언더파를 기록하는데 그쳐 3위(11언더파 277타)로 대회를 마쳤다. 강성훈은 3번홀에서 티샷을 벙커에 빠트렸고 짧은 파 퍼트를 놓치며 페이스가 흔들리기 시작했고, 버디와 보기를 반복하다 결국 이븐파를 기록해 우승 경쟁에서 멀어졌다. 한편 이번 대회는 갤러리 관전 매너에서 여전히 아쉬움을 남겼다. 갤러리들은 월드 스타인 최경주의 플레이가 끝나고 나면 나머지 선수들이 드라이버 샷이나 퍼트를 끝마치기도 전에 이동을 시작했다. 이는 동반 선수들의 경기력에 악영향을 미쳤다. 이들은 갤러리 라인을 벗어나 선수들의 시야를 방해하는 위치까지 서슴없이 올라가는 등 산만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경기 관전에 앞서 선수들이 최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보다 성숙한 갤러리 문화가 절실하다. Tip!!! 최경주 “경험이 힘” 팬들의 성원으로 우승할 수 있었다. 미국에 돌아가서 몸을 잘 추슬러 앞으로 다가오는 큰 대회에서 좋은 소식을 전하겠다. 파를 많이 하는 선수가 우승한다는 생각에 파를 지켜나가다가 기회가 오면 버디를 잡는다는 전략이 잘 들어맞았다. 3번홀은 반드시 파를 잡아야 하는 곳으로 오늘 승부의 고비였다. 젊고 힘 있는 후배들과 경쟁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결국 경험이 앞선 내가 이긴 셈이다.(갤러러의 비매너로 경쟁자들이 고생한 것에 대해) 챔피언조에 들어오면 그런 것도 감수해야 한다. 선수가 볼을 친다고 해서 지나던 자동차나 비행기가 다 멈춰야 하는 것은 아니다. 나도 미국에 처음 갔을 때 그런 일 많이 당했다. 미국에서 갤러리들이 막 움직일 때 그러지 말라고 해봐야 그들이 내말을 듣는 것도 아니고… 그런 것에 신경 쓰지 말자고 마음먹는 게 편하다. 영종도=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