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었다줄었다’MLB선수용나이

입력 2008-04-2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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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하다“31살아닌33살…가난때문에”양심고백
중남미 선수들의 나이는 고무줄이다. 실제 나이가 몇살인지는 본인과 부모 외에는 아무도 모른다. 얼굴 생김새로는 나이 추측이 어렵다. 최근 휴스턴 애스트로스 유격수 미겔 테하다의 나이가 화제다. 테하다는 18일(한국시간) 에드 웨이드 단장에게 실제 나이를 고백했다. 31살이 아니고 33살이라고 밝힌 것. 휴스턴 미디어가이드북에 게재된 76년 5월25일이 아니라 74년 5월25일이 자신의 실제 나이라고 고백했다. 미국은 생일이 돼야 나이를 한살 더 먹는다.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가난한 삶을 산 테하다는 1993년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프리에이전트 계약을 맺었다. 당시 코치가 테하다에게 17살이라고 조언했고 생년월일을 76년생으로 고쳤다. 이 때부터 2살 어려졌다. 금지약물과 관련돼 위증혐의를 받고 있는 테하다는 최근 ESP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출생증명서를 보여 달라고 하자 인터뷰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그런 뒤 웨이드 단장에게 나이를 고백했다. 중남미 선수들이 나이를 속이는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나이가 어리면 기회가 주어지지만 나이가 들면 바로 ‘고향 앞으로 가!’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메이저리그의 팜팀에는 중남미 선수들의 분포가 거의 50에 가깝다. 이들은 대개가 프로팀과 계약할 수 있는 16살에 사인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 나이를 2,3살 어리게 적으면 마이너리그에서 몇차례 실패를 해도 또 기회가 생긴다. 그러나 실제 나이로 기재했다가 나이가 찼을 때 기량부족이 드러나면 고향으로 돌아가야 한다. 쿠바 출신으로 미국에서 성장한 ESPN 해설자 에두아르 페레스는 “가난한 중남미 선수들은 야구가 생존이다. 그들은 야구로 가족을 먹여 살려야 한다. 메이저리그에서 활동하지 못하고 고향으로 돌아가면 참담해진다. 나이를 속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테하다는 이제 기량부족으로 고향으로 돌아갈 필요가 없다. 아메리칸리그 MVP를 수상한데다 검증이 된 선수다. 나이 고백을 해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자 이제서야 제 나이를 되찾은 것이다. LA=문상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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