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올림픽 메달권 진입을 향한 박성화호의 본격 행보가 시작됐다. 영욕으로 점철된 한국 축구의 올림픽 도전사가 결실을 맺도록 남은 것은 철저한 준비뿐이다.
한국과 같은 D조에 편성된 카메룬, 이탈리아는 이미 올림픽을 한 차례씩 평정했다. 온두라스도 탄탄하다. 여기에 23세 이상 와일드카드 3명이 포함되면 더욱 막강해진다. 전력의 주축, 팀 골격을 이루는 센터백-공격형 미드필더-포워드를 고루 꼽는 게 대부분이다.
박성화 감독은 김동진(제니트), 조재진(전북 현대)과 함께 중원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박지성(27·맨체스터 유나이티드·사진 위)을 염두에 두고 있다.
지난 주말 박지성은 영국 프리미어리그 블랙번 로버스와 35라운드 경기에 막판 교체로 출전, 우승 메달 자격을 확보했다. 박 감독은 “맨유만 허락하면 박지성을 꼭 올림픽에 데려가고 싶다”고 했다. 박지성 역시 “선수로서 올림픽 출전은 영광”이라며 의지를 불태웠다.
한국의 승리 재물로 꼽히는 온두라스의 와일드카드 후보가 관심이다. 프리미어리그 위건 애슬레틱 소속의 윌슨 팔라시오스(사진 아래)가 유력하다. 올해 24세의 팔라시오스는 A매치에만 40여회 이상 출격한 에이스. ‘해리포터’란 닉네임으로도 명성을 떨친다.
문제는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이 다음 시즌 영입 후보로 팔라시오스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 17일 영국 대중지 ‘더 선’은 올 시즌을 끝낸 뒤 4000만 파운드(800억원)를 들여 영건들을 영입한다고 보도했고, 여기에 팔라시오스가 포함됐다.
올림픽 본선이 유럽 리그 새 시즌 개막 시점인 8월7일 시작되기 때문에 영입 여부는 앞서 가려지겠지만 한솥밥을 먹게 될 경우, 박지성은 팔라시오스보다 기량이 낫다는 것을 증명할 필요가 있다. 소속팀 포지션은 달라도 올림픽에선 박지성과 팔라시오스가 중원서 격돌할 확률이 높다. 팬들의 눈길을 모으는 대목이다.
전통의 강호 카메룬과 이탈리아는 말할 것도 없다. 마르탱 음필레 카메룬 감독은 사뮈엘 에투(FC바르셀로나)와 제레미 은지탑(뉴캐슬)을 선발할 전망이고, 카시라기 이탈리아 감독은 “꾸릴 수 있는 최상 전력을 구축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아주리 군단’서 델 피에로와 필리포 인차기가 유력한 상태로 알려진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