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라인골퍼가기가막혀

입력 2008-04-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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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강스하고 럭셔리한 패션, 미셸 위를 뺨치는 외모. 골프계의 이효리라 불리는 S양의 스윙 폼은 참으로 예술이다. 절도 있는 어드레스! 정확한 얼라인먼트! 부드러운 백스윙! 그리고 우아하면서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피니시까지. 에∼델바이스(하나∼∼, 두울, 셋!)하는 추임새까지 흥얼거리며 샷을 하지만. 공은 항상 어김없이 예상을 뒤엎는다. 우파냐 하면 어느 날은 좌파요 아님 무슨 바닷가 출신인양 물 아니면 모래만 찾아다닌다. 깔끔 떠는 외모와는 달리 언제나 지나간 자리엔 디봇 자국이 남는다. 그래도 남자들은 좋다고 환장한다. 늘씬하고, 시원하게 예쁜데 뭐 볼 좀 못 치면 어때…하면서 인심 좋게 멀리건을 외쳐준다. 벙커 뒷정리도 해주고 자상한 게 병인 어떤 골퍼는 티까지 꼽아준다.(물론 스윙 후엔 자기의 수고를 민망하게 만들었다고 앙탈을 부리기도 하지만…헉) 그래, 땡볕도 더운데 보는 즐거움이라도 있으니 다행 아닌가. 아무래도 곰보단 여우가 낫지. 어찌됐든 일단 여자는 예뻐야 한다니까. 같은 여자라도 예쁜 건 좋은 거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100년만의 폭염이라는 그날에도 그녀의 패션은 우아하다. 그녀에게 10년 구력은 바로 패션코디의 구력이 아닐까. 몇 해 전부터 유행했던 자외선차단용 망사 옷. 입은 듯 안 입은 듯 햇빛도 차단해주고 몸매도 살려줘 어찌 보면 앞서가는 패션리더의 필수아이콘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잠자리 날개처럼 얇고 야시시한 질감 때문에 나같이 몸에 쿠션이 좀 있는 여자들은 꺼리기 마련인데… 억수 같은 소낙비에 흠뻑 젖어 아주 민망한 시츄에이션을 만들어도, 정작 본인은 전혀 개의치 않는 저 당당한 자존심! 같은 여자로서 가끔은 부럽기도 하다. 그린 위에선 또 어떻고, 자기가 무슨 마나님인가. 뒤에서 홀아웃 기다리는 거 뻔히 보면서도 혼자서 낭창낭창 걸으며 유람 한다. 딱 보면 라인 나오는데 왔다 갔다 왔다 갔다. 앉았다 섰다 앉았다 섰다를 몇 번을 더하고선 그냥 스리퍼팅이다. 아니 라이가 좋으면 뭐하나. 경사 하나도 제대로 못 보시는데 ㅠㅠ 같은 여자끼리 치면서도 살살 애교부리며 언니∼∼∼ 오케이? 오케이!! 하면서 날름 볼을 집어들 땐 그냥 달려가서 ‘퍽’ 날려주고 싶다. 티 달라, 마크 달라 홀마다 주문사항도 많으면서, 손에서 거울은 놓지 않지. 왜? 변신이 지워지기 전에 계속 변신해 줘야하니까. 필드에서 실력으로 승부해야지 무슨 애교점수야? 그럴 시간 있으면 연습이나 더하지. 쳇. 근데, 나도 이효리처럼 신나게 흔들면 S라인이 나올까? 갑자기 소주가 생각난다. 박 희 방송 PD출신으로 산책과 요가를 즐기고 언제나 굿샷을 날리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영원한 골프마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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