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키스독재자아들독설가

입력 2008-04-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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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사장행크스타인브레너,代이은돌발행동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다. 바로 ‘부전자전’이다. 뉴욕 양키스 행크 스타인브레너 부사장이 드디어 포문을 열었다. 스타인브레너 부사장은 21일(한국시간) 언론을 통해 구원 투수 자바 챔벌레인의 불펜 보직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스타인브레너(51)는 “나는 챔벌레인이 선발투수가 되는 것을 원한다. 161km의 볼을 뿌리는 투수를 불펜에 데리고 있는 것은 멍청한 짓이다”라며 조 지라르디 감독과 브라이언 캐시먼 단장을 향해 불편한 심기를 터뜨렸다. 행크 스타인브레너는 ‘보스’ 조지 스타인브레너 구단주의 아들로 현재 양키스의 실질적인 책임자다. 지난 오프시즌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천문학적 계약(2억7500만달러)도 그의 책임하에 이뤄졌다. 조지 스타인브레너 구단주의 건강이 예전같지 않고 나이(78)도 들면서 모든 권한을 큰 아들에게 넘겨준 상태다. 공교롭게도 조지 스타인브레너의 아들 가운데 행크가 아버지를 빼닮았다. 독선적인 스타일에 지는 것을 싫어하는 것 등이 ‘보스’와 너무 닮아 뉴욕 언론은 ‘뉴 보스’로 부르고 있다. 여론을 의식하지 않는 직선적인 발언도 똑같다. 조지 스타인브레너의 전횡은 백서를 만들어도 될 정도로 이루 헤아릴 수 없다. 고 빌리 마틴 감독을 5차례나 해고, 임명을 반복한 것은 유명하다. 구단주 초반 23년 동안 20명의 감독을 바꾸기도 했다. 지난 시즌 보스턴 레드삭스에게 지구우승을 빼앗긴 양키스는 시즌 초반 간신히 승률 5할을 유지하고 있다. 선발 투수진의 부진 탓이다. 기대했던 ‘영건’ 필 휴즈, 이언 케네디가 승패를 떠나 퀄리티스타트(6이닝 3실점 이하) 조차 못하고 있다. 휴즈는 16.1이닝 동안 16자책점, 케네디는 14이닝에 15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지라르디 감독과 캐시먼 단장은 지난 해 후반기 마운드 돌풍을 일으킨 챔벌레인 활용을 놓고 초반에는 불펜투수로 쓰다가 5월쯤 돼 선발투수로 보직을 바꾸겠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시즌 초반 챔벌레인의 보직은 마리아노 리베라의 세이브 다리를 놓는 셋업맨이다. 선발진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스타인브레너 부사장은 챔벌레인을 당장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시키라는 압박을 한 것이다. 그러나 감독과 단장이 챔벌레인을 초반 불펜투수로 고집하는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챔벌레인은 지난 시즌 마이너리그와 메이저리그를 합해 총 112.1이닝을 던졌다. 메이저리그에서 하나의 불문율처럼 지키는 게 투구이닝이다. 전년도보다 투구이닝이 30이닝이 늘어날 경우 투수에게 부상 위험이 따른다는 것. 스타인브레너 부사장의 ‘멍청한 간섭’에도 불구하고 캐시먼 단장은 이날 뉴스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챔벌레인은 당분간 불펜투수로 잔류할 것이다”며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행크 스타인브레너의 이번 돌발행동은 신호탄에 불과하다. 아버지 조지를 보면 아들 행크스타일도 그대로 보인다. LA=문상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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