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유격수박진만“자,비워주면서잡아라!”

입력 2008-04-2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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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유격수이말하는‘2루’명품수비
19일 SK-두산전에서 시작된 SK 내야수들의 2루, 즉 키스톤(keystone) 커버 문제에 대한 싸움에 LG 김재박 감독이 가세하면서 파문이 커졌었다. SK 내야수들이 상대 주자가 도루를 하거나 진루를 위해 슬라이딩을 할 때 2루에서 다리를 가로막고 수비를 하는 것이 고의냐, 실수냐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SK의 후쿠하라 수비코치는 자신이 선수들에게 절대 그렇게 가르친 적이 없다며 결백을 호소했다. 그러자 후쿠하라 코치의 설명을 통역하던 SK 김정준 전력분석팀 과장은 “현재 우리나라 내야수 중 안정적으로 커버 수비를 하는 선수는 삼성 박진만과 KIA 발데스 정도다. 나쁜 마음을 먹고 다리를 구부리며 주자를 다치게 할 정도의 능력도 이들 외에는 기술이 부족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삼성 박진만은 24일 대구 두산전을 앞두고 “내가 괜히 다른 팀 싸움에 휘말리고 싶지 않다”면서도 2루 커버플레이에 대한 기본을 설명했다. 그는 “당연히 주자가 슬라이딩을 해오면 2루를 비워주면서 태그해야한다”면서 직접 양 다리를 벌리고 베이스를 비워주는 자세를 취했다. 그러면서 “어릴 때부터 배우는 기본자세다. 현대 시절 미국 플로리다 캠프에 갔을 때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코치들에게도 배웠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몸으로 베이스를 막으면 2루를 뺏을 권리가 있는 주자가 그대로 발로 치고 들어간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선수들은 사실 착하고 상대팀 선수를 모두 알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하지 못한다. 수비를 하다보면 송구가 나빠 어쩔 수 없이 주자와 부딪칠 수는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그런 수비를 하면 안된다. 더블플레이를 할 때도 주자가 거칠게 들어오면 수비수가 피해서 1루송구를 하는 것이 기본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는 한번도 주자와 부딪쳐 다친 적이 없다. 내가 다칠 일을 왜 하느냐”며 선수 모두가 동업자 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구용어로 1루와 3루는 코너스톤(Cornerstone), 2루는 키스톤(keystone)이라고 부른다. 키스톤은 건축에서 종석을 뜻하는데 요지, 또는 근본원리로 풀이되기도 한다. 그만큼 2루는 득점을 위해 키가 되는 베이스다. 야구에서 궁극적 목표는 득점. 공격쪽에서는 키스톤을 점유하기 위해, 수비쪽에서는 키스톤을 막기 위한 싸움을 벌인다. 그래서 이곳에서 수비수와 주자의 충돌이 가장 잦다. 2루는 단타 하나에 득점이 가능하기 때문에 공격이나 수비에서 그만큼 중요한 위치다. 그래서 2루를 놓고 콤비플레이를 펼치는 유격수와 2루수를 ‘키스톤 콤비’로 부른다. 대구=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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