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땐현대인수부정해놓고…‘우리’가병현보유권주장황당

입력 2008-04-2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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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라는 말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우리 히어로즈 박노준 단장은 23일 광주에서 김병현(29)의 부친 김연수씨를 만나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방출된 김병현의 한국 복귀와 히어로즈 입단 가능성을 타진했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 구단은 김병현에 대한 독점적 교섭권이 있는 것일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해 해외진출 선수 특별 지명회의를 열고 1999년 이후 미국프로야구에 진출한 5명을 대상으로 8개구단의 드래프트를 실시했다. 당시 추첨에서 첫 지명권을 얻은 SK는 외야수 추신수, 2번을 뽑은 LG는 투수 류제국, 두산은 투수 이승학, 삼성은 투수 채태인, 현대는 투수 김병현을 지명했다. KBO는 올 초 우리 구단의 모체인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측과 프로야구 가입협상을 벌일 때 현대의 모든 선수의 보유권을 넘겨주기로 약속했다. 김병현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센테니얼 측은 현대의 ‘인수’가 아닌 ‘창단’을 주장하면서 현대 선수들의 계약을 모두 부정하고 모든 선수들과 연봉계약을 다시 맺었다. 트레이드 때도 전 소속구단의 계약을 인정해주는 것이 관례였는데, 센테니얼 측은 심지어 현대가 맺은 FA계약도 무시하고 1년계약을 했다. 그런데 김병현 보유권은 우리 구단이 갖게 되는 것은 사실 모순이다. 권리를 찾을 때는 ‘인수’고, ‘의무’를 다해야 때는 ‘창단’의 개념을 들고 나오니…. 물론 이런 특혜를 KBO에서 준 것이지만 선수들로서는 볼멘소리가 나오지 않을 수 없다. KBO와 우리 구단이 ‘한몸’이라는 비난은 근거없이 나오는 게 아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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