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분겪는탁구협회,임시총회도파행운영

입력 2008-04-2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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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이 개XX야.”, “어디다 대고 욕이야.”, “너 다시는 여기에 발붙이지 못하게 해주마.” 초등학생들 간 싸움이 아니다. 24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탁구협회 임시대의원총회의 살벌한 풍경이다. 총회가 시작된 지 2시간30분이 지났지만 제대로 논의된 안건은 하나도 없었다. 회장 퇴진을 요구하는 쪽과 반대편 사이에 고성과 욕설만 오갔을 뿐이었다. 이날의 핵심 토의안건은 2가지. 하나는 지난달 총회 때 대표선수 상금 적립금 8900만원과 기금이자 4억원 등 5억여원을 올해 예산에 사용할 수 없도록 한 ‘이월금의 사용중지 결정’을 현 집행부가 제대로 이행했는지 확인하는 것과 대한체육회에 탁구협회를 `관리단체'로 지정해줄 것을 건의할 지 결정하는 것이었다. 25명의 대의원 일부는 천영석 대한탁구협회장의 독선적인 협회 운영과 재정운영 부실 등을 문제삼아 지속적으로 퇴진을 요구했다. 총회는 시작부터 파행으로 치달았다. 유광건 대구시탁구협회 부회장은 안건 상정에 앞서 천 회장 대신 임시 의장을 선출할 것을 요구했다. 탁구협회 정관 27조2항(임원의 선임 및 해임에 있어 자신에 관한 사항과 금전 및 재산의 수수를 수반하는 사안으로서 본회의 이해가 상반되는 사항 중 하나에 해당한다면 회장이 의장직을 유지할 수 없다)에 따라 이날 다뤄질 안건이 모두 천 회장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만큼 제 3자에 의해 공정하게 총회가 진행돼야 한다는 논리였다. 일부 대의원들 사이에 ‘재청’, ‘삼청’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지만, 천 회장은 이를 단호하게 거부했다. 이어 회장파로 분류되는 탁구협회 중앙 대의원들이 “이 안건은 상정할 가치조차 없다”고 반대 의견을 내놓으면서 양 쪽 사이에 고성이 오가기 시작했다. 총회는 두 차례나 중단, 재개되기를 반복했고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이 난무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천 회장은 폐회를 선언하고 자리를 떠나버렸다. 자리에 남은 한 탁구인사는 “이게 도대체 무슨 부끄러운 일인지 모르겠다. 탁구협회 상위 단체인 대한체육회에서 나서야 문제가 해결될 것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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