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길회장“사무총장인선거부는나가라는뜻”

입력 2008-04-2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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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이사회 회의장. 모두 발언에 나선 김정길 회장(사진)이 자진 사퇴의사를 표명, 이사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김 회장은 “체육회 88년 역사상 정부가 사무총장 인선을 거부한 사례는 없었다. 이번 사건의 본질은 ‘너 나가라’라는 소리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회장직을) 물러나는 게 국가와 체육회, 올림픽을 위하는 길이 아닌가 생각된다”면서 “이사분들이 양해해 주신다면 회장직에서 물러나고 싶다. 최종입장은 이사회가 끝난 뒤 빠른 시일 안에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사무총장 인선 문제로 문화체육관광부와 대립해온 김 회장이 선택한 최후의 카드였다. 당초 이날 이사회는 구안숙 사무총장 내정자가 문체부의 승인 거부로 자진해서 물러남에 따라 새로운 사무총장 선임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김 회장마저 스스로 물러날 뜻을 표명함에 따라 체육회는 회장과 사무총장 없이 베이징올림픽을 치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체육회의 한 관계자는 “회장의 의지가 확고한 것 같다”면서 “일부 이사들이 올림픽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만류했으나 아무 말씀을 하지 않으셨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2005년 2월 제35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체육계 수장으로 선출됐던 김회장은 내년 2월까지 임기가 10개월 가량 남아있는 상태다. 그동안 성공적인 올림픽을 위해 물러날 뜻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던 김 회장은 구안숙 사무총장 내정자에 대해 문체부가 승인을 거부하자 강력하게 반발하며 갈등을 빚어왔다. 김 회장의 사퇴가 확정될 경우 체육회와 KOC는 우선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할 예정이다. 김 회장은 28일 오후 2시 올림픽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의 최종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문체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사무총장 승인 건을 대한체육회장이 본인의 거취에 관한 문제로 받아들여 사퇴의사를 밝힌 것을 계기로 100여일 앞둔 올림픽 준비에 차질이 있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날 김상우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총무도 “임명권자가 사의를 표명했기 때문에 동반 사퇴한다”며 사표를 제출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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