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잠실구장. 우리 선수단은 전날 광주 KIA전에서 이택근(28)이 6타수 6안타 1볼넷으로 역대 1경기 최다출루 신기록을 세운 데 대해 화제를 삼았다. 너도 나도 감탄사를 내뱉었다. 불방망이를 휘두른 사연이 재미있다. 이택근은 4월 중순쯤 방망이가 잘 터지지 않자 동기인 정성훈(28)의 방망이 한 자루를 빌렸다. 빌렸다고는 하지만 친구 사이여서 사실상 거저 얻은 셈이다. 그런데 정성훈은 배트 하나를 내준 뒤 슬럼프를 겪기 시작했고, 이택근은 배트를 빌리자마자 불방망이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전날까지 최근 7경기 중 5경기에서 멀티히트를 뽑아냈다. 그러나 그 요술 방망이가 4번째 안타를 만들면서 부러지고 말았다. 이택근은 “안타를 만들다 만들다 마지막에는 부러지면서 안타가 되더라. 나한테는 정말 최고의 방망이였다. 다시 한번 그런 방망이 한번 만나봤으면 좋겠다”며 아쉬워했다. 그렇다면 요술 방망이는 따로 있는 것일까. ‘호랑나비’ 김응국 우리 타격코치가 해답을 내렸다. “방망이를 들어보면 자신에게 딱 맞는 방망이가 있다. 다른 선수가 쓴다고 해서 다 맞는 것은 아니다. 주인은 따로 있다.” 잠실=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