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fore&After]끊임없는투자‘장인’의열정

입력 2008-04-27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이봉재 대표이사는 인터뷰 중간 국내 경쟁사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을 정도로 대범했다. “그 회사의 아이디어와 홍보력 덕에 국제무대에서 삼익스포츠의 브랜드가치까지 덩달아 올라갔다”고 할 정도. 달변은 아니었지만 솔직함과 우직함에 믿음이 갔다. 사실 돈 만을 쫒았다면 벌써 그만두었어야 할 일이다. 활 손잡이 부분에는 마그네슘이 들어간다. 마그네슘은 인화성 물질. 1995년 연구개발 중 공장에 불이 나 많은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역으로 개발비에 더 많은 돈을 쏟았다. 레저용 활을 만드는 중국 공장에서도 타협이란 없다. 양궁자재들은 야적을 할 수 없다. 모두 23∼25도 사이의 상온에서 보관해야 변형을 막을 수 있다. 겨울에는 엄청난 난방비가 든다. 하지만 한 번도 품질을 돈과 바꾸어 본 적은 없다. 이런 철저함 덕분에 경쟁사에게도 인정받는 활을 만들게 됐다. 이 대표는 “미국의 경쟁 업체가 삼익스포츠의 활을 가지고 테스트를 했는데 10만 번을 당길 때까지 이상이 없었다”고 했다. 다른 회사 제품들은 2만 번에서 8만 번 사이에 모두 변형됐다고. 다른 일에는 눈길 한번 주지 않은 덕분에 주머니도 채웠다. 20년 이상 활을 만든 김포의 공장 부지는 최근 금값이 됐다. 하지만 그 돈마저 다시 활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가장 활을 잘 만드는 회사로 남고 싶다”는 모습에서 상인보다는 장인의 풍모가 느껴졌다. 김포=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