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감독의용병술,믿음의야구+족집게야구=경기술술

입력 2008-04-2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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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우톱타자기용등선수교체탁월최근12경기10승2패
한화 김인식 감독(60)이 활짝 웃었다. 27일 대전 두산전에서 9회 4번타자 김태균의 극적인 끝내기 홈런으로 역전승을 거둔 뒤 “1년에 이런 경기가 몇 게임이나 되겠어”라며 흡족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김 감독은 “(더그)클락이 걸어나가서 안 뛰고 (김)태균이를 기다려준 게 컸어. 클락은 그린라이트라 뛸 수도 있었는데 누상에서 상대 투수를 흔들어놓기만 하고 안 뛰니 태균이랑 승부에서 집중력이 떨어진 거야”라며 승인을 분석하면서 껄걸 웃었다. 한화의 최근 상승세가 눈부시다. 최근 12경기에서 10승2패다. 2위인 롯데에도 1게임차로 따라붙었다. 올해 개막 5연패에 빠졌을 때만 해도 프런트 일부에서는 조바심을 드러냈다. 창단 후 최악의 스타트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인식 감독은 한치도 흔들림 없는 모습이었다. 오히려 느긋했다. 당시 김 감독은 “이럴 때는 선수들에게 파이팅을 독려하는 길밖에 없어. 감독이 승패에 일희일비하면서 야단치고 안절부절 못하면 선수들은 주눅이 들어”라며 덕아웃에서 태연한 모습으로 일관했다. 그러나 말만 그랬지 김 감독은 하나하나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 투타 모두 불안정했지만 재빠르게 처방을 내렸다. 에이스 류현진을 제외하고는 믿을 만한 자원이 없던 선발진에는 양훈을 포함시켰다. 또 취약한 테이블세터진을 보강하기 위해 주로 5∼7번에 포진시켰던 이영우를 톱타자로 기용하기 시작했다. 3월 29일 대전 롯데전부터 3경기에 불펜투수로 등판했던 양훈은 4월 9일 잠실 두산전부터 선발로 마운드를 밟았다. 양훈은 이후 26일 대전 두산전까지 선발등판 4경기에서 3승1패, 방어율 2.59를 올리며 기대 이상으로 역투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보다 양훈의 코너워크가 좋아졌어. 몸쪽 승부도 늘었지. 볼은 빠르지 않지만 제구가 되는 몸쪽 공을 던지니까 상대 타자들도 함부로 못치는 거야”라고 양훈의 쾌투 비결을 분석했다. 이영우도 마찬가지다. 올 시즌 초반 5번 타자로 32타수 8안타, 7번 타자로 3타수 무안타에 그쳤던 이영우는 테이블세터가 되면서 확 달라졌다. 1번 타순에서 44타수 16안타(타율 0.364·출루율 0.388) 7타점, 2번 타순에서 5타수 2안타 1타점으로 공격의 물꼬를 트는 만점 활약을 펼치고 있다. 두산과의 대전 3연전(25∼27일)에서 확인할 수 있듯 더그 클락(8홈런)∼김태균(7홈런)∼이범호(5홈런)∼김태완(7홈런)으로 짜여진 한화의 3∼6번 타순은 8개 구단 최강으로 손색없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인데 공포의 중심타선 앞에서 활로를 터줄 테이블세터가 문제였다. 김 감독은 4승10패로 몰린 상황에서 이영우를 과감히 톱타자로 돌리면서 타순의 짜임새를 높여 기막힌 적중률을 보이고 있다. ‘믿음의 야구’로 통하는 김인식 감독이다. 그러나 믿기만 해서는 한계가 있다. 50년 야구 인생과 30년 지도자 노하우를 적절히 풀어놓고 있기에 김 감독은 ‘위기 뒤 반전’의 드라마를 써내려가며 SK의 독주와 롯데의 돌풍 뒤에서 2008프로야구의 묘미를 배가시키고 있다. 대전=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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