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새’ 황선홍(사진) 감독이 이끄는 부산 아이파크의 전술 흐름이 점차 완성도를 더해가고 있다.
5일 인천 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8 삼성하우젠 K리그 8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 원정경기를 치른 부산은 0-2로 뒤지다 후반 교체 투입된 이승현의 극적인 2골에 힘입어 값진 승점 1을 추가했다. 이날 무승부로 부산은 세가지 아픔을 한꺼번에 치유했다. 최근 원정 2연패에서 벗어났고, 3경기 연속 1득점도 탈출했다. 뿐만 아니라 인천전 6경기 무패 행진(1승5무)도 그대로 이어갔다.
후반에만 두골…인천과 무승부“의도대로 잘 풀려 결과에 만족”
경기 결과와는 관계없이 부산의 팔색조 전술변화가 돋보였다. 경기전 황 감독은 “인천 전력의 50를 차지하는 라돈치치를 막아야 한다”며 “후반에 빠른 선수를 투입해 승부를 걸겠다”고 공언했고, 실제로 수비수 오철석을 ‘맨투맨’ 형식으로 붙였다.
전반 종료 직전 상대 수비수 김영빈에 실점한 뒤 황 감독은 라돈치치를 봉쇄하던 오철석을 빼고 이승현을 투입해 공격진에 힘을 실었는데도 한 골을 더 내줘 0-2. 하지만 부산의 노력도 곧 보상받았다. 페이스가 떨어진 라돈치치와 체력 저하를 보인 인천의 노장 수비진 덕분이다. 후반들어 측면 돌파도 자주 이뤄졌고, 패스 흐름도 매끄러웠다. 후반 16분 이승현은 이강진의 슈팅이 맞고 나온 것을 밀어넣어 추격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뒤 6분만에 정성훈의 패스를 잡아 오른발 슈팅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종료 직전 이정효의 슈팅이 골에 가까웠으니 역전도 가능할 뻔했다.
황 감독은 “의도된 대로 잘 풀린 경기였다”며 “전반에도 잘하다가 세트 피스로 실점했는데 우리가 포기하지 않고 공격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 좋은 결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인천=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