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열의포스트게임]백악관의관심이美스포츠원동력

입력 2008-05-0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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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선 스포츠 팀이 우승을 하면 전통적으로 백악관을 방문한다. 월드시리즈, 슈퍼볼, 스탠리컵, NBA 우승을 거두면 백악관에 초청받아 대통령과 환담하고 기념사진 찍는 게 전통으로 굳어졌다. 대학 스포츠 우승 팀 역시 마찬가지다. NCAA 대학농구 우승 팀, 풋볼 내셔널챔피언, 칼리지 월드시리즈 챔피언 등이 백악관을 찾는다. 국민의 가장 큰 관심사를 대통령이 함께 나눈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듯하다. 1일(한국시간) 조지 부시 대통령은 지난 2월 4일 제42회 슈퍼볼에서 무패의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를 꺾고 정상에 오른 뉴욕 자이언츠를 백악관에 초대했다. 부시 대통령이 자이언츠 선수를 만나는 장면을 TV로 시청하면서 우리는 왜 저런 대통령이없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의 대통령은 정치와 경제가 오로지 국정의 전부인 줄 아는 것은 아닌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를 청와대에 초청하는 경우는 있어도 한국시리즈 우승 팀이 청와대에 초대받는 경우는 없다. 프로 스포츠가 오히려 국민들에 더 가까운데도 그렇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뉴욕 자이언츠의 한 시즌을 해설자처럼 요약했다. 시즌 개막 2연전에서 80점을 내주고 2연패를 당한 것에서부터 와일드카드로 플레이오프에서 열세를 딛고 슈퍼볼까지 진출한 점 등 대통령의 해박한 풋볼 지식이 감탄스러울 정도였다. 아울러 댈러스 카우보이스를 상대로 디비전 플레이오프에서 이긴 점을 상기하면서 “제시카 심슨을 민주당 전당대회에 보내자”고 해 폭소를 자아냈다. 댈러스 쿼터백 토니 로모는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제시카 심슨과 멕시코로 여행을 떠나 이 때문에 플레이오프에서 졌다는 비난을 받았다. 제시카 심슨이 전력을 흐뜨려 놓았다는 것에 빗대 민주당 전당대회에 보내자고 한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올 메이저리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워싱턴 내셔널스 개막전에 시구한 뒤 ESPN 방송 부스에 올라가 잠시 해설을 하기도 했다. 치퍼 존스의 홈런이 나오자 “시즌 첫 홈런이에요”라고 해설가처럼 전달했다. 스포츠를 아는 대통령. 미국 스포츠의 저변이자 원동력이다. 이명박 정부에서 스포츠는 국정에 포함되는지 조차 알 수가 없다. 지금이야 쇠고기 광우병 논란에 휩싸여 스포츠는 한가로운 얘기가 되겠지만 말이다. 문 상 열 스포츠동아 미국통신원 미국의 주말은 스포츠의 날이다. 자정을 넘어서도 학원에 다녀야 하는 한국의 교육풍토. 운동선수는 운동기계밖에 될 수 없는 학원스포츠. 언제쯤 진정한 지덕체 교육이 뿌리를 내릴 수 있을지 한숨만 나온다. 스포츠를 보면 미국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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