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또역전쇼…8연승‘5월의기적’

입력 2008-05-0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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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죽지세’가 바로 이런 것일까. 두산의 ‘미러클’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두산은 8일 목동 우리전에서 5-4로 또 이겼다. 지난달 30일 잠실 KIA전부터 8경기 째 승전보를 전하고 있다. 두산의 8연승은 2006년 6월 이후 거의 2년만. 2000년 기록했던 팀 역대 최다 연승(10) 기록에도 2승만을 남겨뒀다. ‘공포의 9연전’을 앞두고 “2승 1패씩만 하면 더 바랄 게 없겠다”던 김경문 감독의 목표는 이미 초과 달성됐다. 이제 선두 SK의 뒤를 쫓을 차례다. 두산의 보폭이 점점 커지고 있다. ○거짓말같은 역전승 행진 7연승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8회까지 2-4로 뒤지고도 두산 벤치의 표정은 어둡지 않았다. 만약 지더라도 연승에 대한 부담을 털어버리면 그 뿐이었다. 9회초가 시작됐다. 전날 9회에 동점을 허용했던 우리 마무리 전준호의 표정이 결연했다. 김동주가 타석에 들어섰다. ‘딱.’ 중전안타. 이번엔 홍성흔이 나섰다. ‘딱.’ 또다시 중전안타. 갑자기 두산 벤치가 술렁였다. 순식간에 찾아온 무사 1·2루 기회. 다음은 6회 대타 출전했던 최준석의 두 번째 타석이었다. 김경문 감독은 최준석을 불렀다. “편안하게 쳐라. 어제도 좋은 경기를 했으니 부담가질 필요 없다.” 그래도 최준석은 이기고 싶었다. 매일 아침 야구장에 나와 특타를 하느라 면도할 시간조차 없었던 그다. 전날 9회 2사 후 중전 안타로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던 생각도 났다. 직구 하나만 노렸다. 전준호의 2구째 직구(140km)가 한가운데로 들어오자 힘껏 잡아당겼다. 그대로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3점포. 최준석은 “팀이 이겨서 좋다”더니 “최근 훈련을 열심히 했다”고 자랑스러워했다. ○5월의 ‘미러클’…지난해와 판박이 김광수 수석코치는 경기 후 선수들보다 더 좋아했다. “나도 우리 팀의 기세를 믿을 수 없다. 매 경기 상황이 너무나 극적으로 맞아떨어지고 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두산은 올 시즌 6경기에서 역전승을 거뒀다. 그 중 다섯 번이 이번 8연승 중에 나왔다. 5월 들어 기적같이 페이스가 오른 덕분이다. 정규시즌을 2위로 마감했던 지난해와 판박이다. 두산은 지난해에도 4월에 헤맸다. 그러다 5월3일 문학 SK전에서 2-1로 역전승했다. 이후 LG와의 어린이날 3연전을 발판 삼아 6연승을 달렸다. 올해도 그랬다. 8연승의 출발은 1-6으로 뒤지다 7-6으로 역전승한 직후였다. 이번에도 LG와의 어린이날 3연전을 모두 잡았다. 그리고 여기까지 왔다. 앞으로 얼마나 더 가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김경문 감독은 “우리 팀은 어려울수록 더 강해지는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연패에 빠지더라도 “기가 죽는 대신 이기겠다는 오기가 고개를 든다”는 얘기였다. 고참 홍성흔과 안경현의 1군 합류도 팀워크에 영향을 미쳤다. 고영민은 “선수들 분위기가 너무 활기차서 진다는 생각을 안 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홍성흔은 최근 5경기에서 23타수 8안타에 5연속경기 2루타를 때려내며 공격을 이끌고 있다. 해묵은 숙제도 해치웠다. 두산은 목동 3연전에서 홈런 4개를 때려내면서 팀 홈런 꼴찌를 벗어났다. 두산은 점점 ‘무결점 팀’으로 거듭나고 있다. ‘미러클’은 현재 진행형이다. 목동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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